중국에서 구금됐다 풀려난 김영환 씨의 전기고문 사실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안원 출신 조선족 이규호 씨가 고문사실을 증언하는 양심선언을 1일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가졌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 나타난 이씨는 지난 1995년 8월부터 北-中 국경 부근인 심양의 서탑파출소에서 근무하며 탈북자를 색출하는 가운데 비인권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양심선언문에서 “지난 1995년 겨울 심양시 공안국 정보과는 탈북자를 잡으면 연말 업무성적에서 점수를 준다고 했다”며 “어느날 저녁 당직을 하다 탈북자로 의심돼 파출소로 데려간 사람을 심문하면서 발뒤꿈치로 차고 전기방망이로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은 조선말로 때리지 말라면서 제발 조선으로만 보내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저는 이 사실을 파출소장과 상급 정보과에 보고했고 그는 이튿날 단둥 국경을 거쳐 조선정부 보위과로 넘겨졌다고 들었다”며 “선배경찰의 말씀에 의하면 그 탈북자는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규호 씨는 “탈북자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제 양심선언을 통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이들에게 삶의 용기를 주고 싶다”며 “조선 정부가 변화되는데 앞장서고, 한국 국민들에게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심선언 동기에 대해서는 “김영환 씨의 발언을 듣고 중국 정부에 너무나 분노하여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탈북자들에게 용서를 구할 것과 정의를 위해 일어나 증언하라는 말씀을 듣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리 다같이 힘을 모아 중국 정부에 도움을 청하고, 조선 정부에도 정치를 잘 하여 조선 국민들을 먹고 살게끔 해 달라고 부탁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