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외에 나가야만 선교인가요? 이 지역에 개척교회들을 섬기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로 개척교회를 섬긴지 꼬박 5년 째. 김관희 집사는 주일이 일주일 중 가장 즐겁다고 말할 정도로 이 일을 즐기고 있다.

▲김관희 집사.
리모델링 및 건축 사업을 하는 김 집사는 2007년부터 ▲비싼 인건비 때문에 에어콘/히터가 고장나도 수리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는 교회 ▲음향기기가 없어 마이크 없이 설교를 전하는 목회자 ▲반주자 없이 무반주로 예배 드리는 교회들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자비를 털어 설교를 찍어주고, 음향 시설을 들여놓아 주는 등 개척교회 천사로의 활동을 시작했다.

김 집사는 여건이 되지 않는 작은 교회 행사들을 직접 촬영해 비디오로 만들어주고, 필요한 교회에 예배 순서 프레젠테이션(PPT)를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직업 상 방문하는 가정들에서 버리는 소파, 세탁기 등을 어려운 교회에 나눠주고, 교회가 통합할 때나 기존 교회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주워 필요한 교회에 공급하는 것 역시 그의 몫이다. 누가 시킨 것도, 강청한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개척교회를 섬기는 게 그저 즐겁다.

“워싱턴 지역에도 돌아보면 어려운 교회들이 참 많습니다. 이 지역 한인교회 교인들이 자기 교회가 아니라도 선교한다는 생각으로 개척교회에 가서 반주도 해주고, 자신의 달란트를 나누면 얼마나 힘이 될까요?”

매 주일 2개의 개척교회를 섬기느라 총 3번의 예배를 드리는 그의 주일 일상은 이렇다. 오전 8시 섬기는 교회(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아침예배를 드리고 9시15분, 예배가 끝나면 20분 거리인 집으로 곧장 달려온다. 정장을 벗고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오전 11시, 장비를 싣고 개척교회인 H교회로 향한다. H교회에서 비디오 카메라로 설교를 찍은 후 끝나면 12시 30분, 점심도 먹지 못하고 다음 개척교회인 S교회로 향한다. 세번째 예배가 끝나면 오후 2시30분, 그제야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면 오후 4시다.

모두가 쉬는 주일, 한번쯤은 피곤하다 불평할만도 한데 그는 “주일이 일주일 중 가장 즐거워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저는 구원의 확신이 있습니다. 지금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죠. 이제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봉사가 기독교인들에게 남아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면 봉사를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

3년 전 몇만불에 달하는 카메라 및 음향 장비를 단지 개척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구입하면서도 “조금의 거리낌도 없었다”는 그는 “앞으로 개척교회 행사 비디오를 무료로 꾸준히 제작해 주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개척교회를 섬기며 어떤 점이 가장 기쁘냐고 질문했다.

“내 몸이 피곤해도 목사님이 힘이 되고 성도들이 기쁘면 OK!”라는 시원스런 대답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