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하여 드로아에 이르매 주 안에서 문이 내게 열렸으되 13 내가 내 형제 디도를 만나지 못하므로 내 심령이 편치 못하여 저희를 작별하고 마게도냐로 갔노라 14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15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16 이 사람에게는 사람으로 좇아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 좇아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것을 감당하리요

본문 12-13을 보면 사도 바울에게도 적잖은 근심, 걱정거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고린도후서 9:4 이하에 보면 바울이 디도를 고린도에 보냈습니다. 1년 전에 예루살렘 교회의 어려움을 도와 주기 위하여 여러 곳에 있는 교회들이 연보를 해서 보냈는데 고린도 교회도 1년 전에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오기 위해 디도를 보냈고 디도가 그 헌금을 가지고 서로 만나기로 약속한 곳이 드로아였습니다. 혹여 만나지 못할 것을 생각해서 2차 장소로 정한 곳이 마게도냐였습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디도가 도착하지 않자 사도 바울의 걱정이 증폭됩니다. 드로아에서 복음을 전할 분위기가 문이 열린 상태임에도 디도를 빨리 만나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 때문에 드로아에서 복음 전하는 일을 시작하지 않고 마게도냐로 건너가게 됩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는 본문 14의 말씀은 절망 중에서도 비전적 소망을 사도 바울 자신에게 일깨우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택하시고 죄인임을 깨달아 회개케 하시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신 사실이 확실하고 내가 회개해서 옛 습관과 옛 삶의 목적과 방법을 완전히 십자가에 못 박아 벗어던지고 하나님이 주신 성령에 이끌려 하나님의 뜻 가운데로 가고 있고 쓰임 받고 있다면, 혹여 비관적이고 절망적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하나님이 나를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시는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크고 요긴히 쓰임 받을 것이라는 소망이 확실히 있다고 깨달아질 때 절망을 소망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주변상황이 나를 중심으로 어떻게 이루어져 가는가에 신경쓸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두고 어떤 계획을 가지고 어떻게 쓰시려고 이끌어 가시는가에 기대를 모아야 합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지금 내 형편과 처지가 절망적인 상황 뿐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속에서 그 상황들을 이겨나가야 할 것입니다.

1.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향기

사도 바울의 제자 중에 폴리갑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참으로 믿음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에베소 교회에서 목회를 할 때 교회가 힘있게 성장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로마제국이 폴리갑을 죽이려고 계획을 세웠고 결국엔 폴리갑을 잡아가기 위해 군대가 출발하자 폴리갑은 기도하며 숨어있던 처지였습니다. 폴리갑은 하나님께 자신이 향기로운 순교의 제물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기도를 합니다. 그렇다면 즐거이 단두대에 오를 수 있게 믿음의 담대함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기도 중에 폴리갑이 하얀 베게를 베고 잠을 자는데 베게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그 불길에 자신이 공중으로 들려 올려져 가는 상황을 보게 됩니다. 정신을 차린 후 하나님이 자신을 순교의 제물로 받으시기로 작정하셨다고 생각하고 로마군을 찾아갔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이유와 많은 사람을 선동했다는 죄값으로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함께 동행하던 친구가 “이 사람아, 아무리 예수가 좋고 복음이 소중하다 해도 사람 목숨보다 귀한 게 어디 있겠나.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예수 안 믿겠다고 한 마디만 하게. 그러면 내가 왕에게 진언하여 사면하게 하고 너를 고관대작으로 직위도 줄 수 있도록 해 주겠네” 합니다.

그때 폴리갑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분은 한 번도 나를 외면하시거나 내 부탁을 거절하시거나 나를 무시하신 일이 없었네. 그런데 내가 어찌 그분을 배신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나는 하나님 앞에 드릴 것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 몸이라도 하나님 앞에 제물로 드리고 싶네”하고 대답합니다.

그는 화염에 목이 막혀 더 이상 부를 수 없을 때까지 감사의 찬송을 계속 부르다가 순교했다고 전해 오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군중들 중에 너무나 아름다운 순교의 모습이 그리스도의 향기임을 깨닫고 많은 사람들이 그때부터 예수님을 본격적으로 믿기 시작했는데 폴리갑이 살아서 믿게 한 숫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가 죽음의 과정에서 보여준 의연함과 담대함,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를 통해 나타내신 그리스도의 향기는 화려함이나 거창함은 없었지만 은은히 퍼져 나갔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아는 향기가 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진짜 믿는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2. 가정에서의 그리스도인

전에 의정부에서 집회할 때에 어느 교회에 최 모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성격이 좀 완벽하기를 좋아하고 자기 자신도 철저하게 다스리며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집사님의 남편이 돈을 벌러 갔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서 항상 술에 취해 들어 왔답니다. 아내는 믿음으로 살면서 동반자를 만나 짝을 이루었는데 아이들 낳고 살면서 남편도 믿음으로 살게 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교회 얘기만 꺼내면 밥상을 뒤집어 엎고 아내를 쥐 잡듯 두들겨 팼답니다. 이럴 때마다 아내는 ‘내가 자기를 지옥 안가게 하려고 이토록 모든 것을 참아가며 자기를 위해 성질도 죽이고 비위도 맞추며 애쓰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이토록 개 패듯 패고 밥상을 뒤집어 엎고 할 수가 있나’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면서 이 아내는 남편을 향해 안좋은 마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암이 걸리든가 비참하게 되어 죽을 거야. 두고 보자’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남편의 행패가 더욱 심해져서 번 돈도 가져다 주지 않고 도박도 하면서 그 가정은 더욱더 생지옥이 되어 갔습니다. 그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대하는 대로, 좋게 대하면 좋게 대해 주고 심하게 대하면 심하게 대했습니다. 이때까지 이 아내는 교회는 다니면서 천국복음을 들었고 천국에 갈 기대도 컸지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성령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람의 의지와 결단과 노력으로 신앙생활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이 사람이 부흥회 시간에 첫 날부터 왔습니다. 매시간 설교를 들으면서 회개함으로 자기가 허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신앙이 가짜였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며 살았던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오히려 마귀의 악취를 풍겨 예수님을 욕되게 하고 살아왔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개함으로 자신은 없어지고 온전히 예수님으로만 채워졌습니다. 하루는 부흥회가 끝나고도 집에 가지 않고 늦게까지 남아 기도를 했습니다. 남편은 그날도 늦게까지 도박을 하고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내가 없고 12시가 넘었는데도 집에 들어오지 않자 들어오면 칼로 죽여 버린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부엌칼을 손에 들고 기다리다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새벽예배까지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칼을 쥐고 잠이든 남편을 보면서 하나님이 죽을 자리를 벗어나게 하시기 위하여 자신을 더욱 붙들어 기도하게 하셨다고 깨닫고 그 은혜가 너무 감사했답니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남편이 그동안 원수 같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토록 불쌍하게 보일 수가 없었답니다. 그것은 이 아내가 성령으로 충만해지니 예수님의 심장으로, 예수님의 눈으로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아내는 남편이 들고 있던 칼을 치우고 남편의 손을 모아 잡고 머리를 감싸 안고는 간절히 기도를 했습니다. 아내가 흘리는 눈물에 잠이 깬 남편이 그간 남편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남편에게 잘못해왔음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서 남편이 지옥가지 않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의 내용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기도를 듣고 있던 남편의 마음을 성령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달라진 태도에 남편도 크게 감동을 받고 자기 자신도 반성을 합니다. 눈도 뜨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리고는 지난날의 일들을 서로 자신의 탓이라 하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이것이 성령의 역사입니다. 이 부부가 새로 만난 것처럼 인격적 결합으로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이 가정이 그 교회에서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향기를 풍기게 된 것입니다.

3. 환란을 당할 때의 그리스도인

6.25 때 어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인민군들이 들이 닥쳤습니다. 종탑 위의 십자가를 부수고 강단 위의 십자가도 떼어내고 성경책, 찬송가를 짓밟고 사람들을 마당에 모아놓고 새끼줄로 모두 묶었습니다.

강단에 걸었던 십자가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올라가서 이제부터 예수를 안믿겠다고 말하고 침을 뱉으면 살려준다는 말에 목사고 집사고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했습니다.
이번엔 청년들에게 총을 들이대며 예수를 믿겠는지 아니 믿겠는지를 또 묻습니다. 그런데 청년들 중에 한 명이 당당하게 “나는 예수님 때문에 태어나서 오늘까지 살았고, 지금 당신들 손에 죽는다 해도 나와 예수님 관계는 절대로 떼어 놓을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은 나의 주님이시고 나의 생명이시며 소망이시며 나의 모든 것이 되시기 때문에 이 육신의 목숨은 죽일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하나님 뜻이라면 기꺼이 순교해서 향기로운 제물이 되고 싶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주일학교 교사를 함께 하던 또 다른 청년 한 명도 담대하게 같은 대답을 합니다. 인민군들이 이 둘은 당장에 죽여야 한다고 죽이려고 했을 때 어떤 인민군 한 명이 “대장님, 이 두 놈을 제게 맡겨 주십시오. 아래 골짜기로 데려가서 무덤을 파게 해서 그곳에서 두 놈을 쏴 죽이고 오겠습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두 청년은 죽을 자리로 끌려갑니다. 산등성이를 지나 계곡에 다다르자 그 인민군이 “나도 장로님 아들인데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못된 짓을 하게 되었지만 여기서 내가 목숨 걸고 당신들을 살려주겠다”고 말하고는 허공을 향해 총을 쏩니다. 이것을 신호로 이들은 달아나서 숨었다가 어둡기를 기다려 임진강을 건너 서울로 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부인했던 사람들은 인민군들의 보급품을 나르다가 미군 전투기 폭격으로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두 청년은 신학을 하고 목사님이 되고 그 청년들을 살려준 그 인민군도 남쪽으로 피난을 와서 훗날 만나게 되었을 때 그때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누구든지 예수님과 복음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자는 살고 스스로 살고자 하는 자는 죽게 되고 만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게 하시는 하나님,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로 이어진 하나님의 생명사역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풍기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고 믿음으로 마음 문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하면 영생을 얻게 되고 마음 문을 닫고 예수님을 배척하면 영원한 멸망으로 심판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전도를 할 때는 생명의 사활이 걸려있는 일임을 명심하고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