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일본에서 신흥 종교 옴진리교가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일으킨 지 17년3개월 만에 마지막 수배자가 붙잡혔다. 일본 경찰은 15일 오전 9시 15분께 도쿄 오타(大田)구 니시카마타(西蒲田)의 만화 카페(PC방과 만화방을 합친 형태)에서 수배자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54)를 체포했다. 다카하시는 옴진리교 사건으로 특별수배된 3명 중 마지막 1명이다. 다카하시는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으로 같은 해 5월 수배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다카하시와 비슷한 남성이 있다"는 만화 카페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이 계산을 끝내고 가게를 나서려던 그에게 "다카하시냐"고 묻자 "예"라고 대답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지문이 다카하시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해 구속했다. 다카하시는 경찰에서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에 대해 "간부의 지시로 (범행)했고, 목적 중 일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체포 당시 470만엔(7천만원) 정도 현금을 갖고 있었다.
옴진리교는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본명 마쓰모토 지즈오<松本智津夫>)가 1980년대에 만든 신흥종교다. '일본의 왕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교주의 공상을 실현하기 위해 1995년 3월20일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숨지게 하고 6천200명 이상을 다치게 하는 등 잇단 납치·테러 사건으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일본 경찰은 189명을 기소했고, 이중 13명은 사형, 5명은 무기징역, 80명은 유기징역 실형, 87명은 유기징역 집행유예, 3명은 벌금형, 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일련의 재판은 16년 만인 지난해 11월 일단락됐다. 이후 특별수배자 중 히라타 마코토(平田信·47)가 지난해 12월31일 자수했고, 기쿠치 나오코(菊地直子)는 지난 3일 체포됐다. 경찰은 기쿠치의 진술로 다카하시가 최근까지 도쿄 부근 가와사키(川崎)시 건설회사에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카하시는 지난 4일 경찰이 회사 기숙사를 덮치기 직전에 예금 계좌에서 돈을 찾아 도주했다.
다카하시 체포로 사건 종결을 앞두게 된 일본 경찰은 "전국에서 모인 정보로 (다카하시를) 체포할 수 있었던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일부 언론은 호외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