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하고 있니?’
젊은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나와 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정말로 어떤 직업을 갖더라고 나와는 별로 상관없지만) 그저 인사말로 시작하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질문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그리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본인의 의지나 목표가 확실해서 누구에라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그래서 사람을 처음만나면 직업에 대해서 묻곤 한다. 외모나 인상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하고 있는 일에 따라서 행동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직업이 사회적으로 입을 옷을 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의사나 변호사 등 흔히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선호한다. 직업이 안정적일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의 취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부모들이 여기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자식이 순종적이거나 그쪽으로 재능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시대가 조금 변해서 이제는 직업선택에 있어서 개인의 재능과 관심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우선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인기다. 어려서부터 세무사나 공무원을 하겠다고 꿈을 꾸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 직업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뿐더러 혹시 안다고 하더라도 십대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반면 화려한 조명과 세련된 의상, 군중들의 박수갈채. 생각만해도 모두의 꿈이요 이상이다. 하지만 그 뒷면에 가리워진 내용들을 잘 알지는 못한다. 평소에 노래나 춤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고 자랐다면 본인의 자질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그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그 자리까지 왔는지는 궁금해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만 화려해 보일 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백만명이 넘는다.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부모자식의 인연을 끊겠다고 하던 부모들도 이제는 앞을 다투어 매니저가 되곤한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이다. 김연아와 박지성은 우리들의 우상이다.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금새 잘살게 될 것같은 착각마저 낳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한다. 밤새워 공부해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까말까한데, 세계대회에서 입상만 하면 대학에서 모셔가고 군대도 면제가 된다. 한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꿈을 갖는 일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꿈을 이루고 사는가? 백만명이 넘는 젊은이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름이 기억되는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을 좋아서 시작할 수는 있다. 그 일을 평생하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것은 자기합리화와는 거리가 멀다. 자포자기가 아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처음부터 온전히 바라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마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어찌할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하나? 그렇게 되면 그 일에 정말 만족하게 될까?
지금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찾아 올지 모른다. 아니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일이 좋으니까. 나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중요하다. 일단 직업을 가진 후에 나의 선택은 더욱 중요하다. 행복은 나의 직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에서 오기 때문이다.
칼럼리스트 하인혁 교수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Western Carolina University에서 경제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Lifeway Church에서 안수집사로 섬기는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1년도에 미국에 건너와 미네소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앞으로 하인혁 교수는 기독일보에 연재하는 <신앙과경제> 칼럼을 통해 성경을 바탕으로 신앙인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올바른 경제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삶 가운데 어떻게 적용해 나가야 하는지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의 주요연구 분야는 지역경제발전과 공간계량경제학이다. 칼럼에 문의나 신앙과 관련된 경제에 대한 궁금증은 iha@wcu.edu로 문의할 수 있다"-편집자 주-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하고 있니?’
젊은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나와 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정말로 어떤 직업을 갖더라고 나와는 별로 상관없지만) 그저 인사말로 시작하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질문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그리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본인의 의지나 목표가 확실해서 누구에라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그래서 사람을 처음만나면 직업에 대해서 묻곤 한다. 외모나 인상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하고 있는 일에 따라서 행동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직업이 사회적으로 입을 옷을 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의사나 변호사 등 흔히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선호한다. 직업이 안정적일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의 취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부모들이 여기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자식이 순종적이거나 그쪽으로 재능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시대가 조금 변해서 이제는 직업선택에 있어서 개인의 재능과 관심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우선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인기다. 어려서부터 세무사나 공무원을 하겠다고 꿈을 꾸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 직업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뿐더러 혹시 안다고 하더라도 십대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반면 화려한 조명과 세련된 의상, 군중들의 박수갈채. 생각만해도 모두의 꿈이요 이상이다. 하지만 그 뒷면에 가리워진 내용들을 잘 알지는 못한다. 평소에 노래나 춤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고 자랐다면 본인의 자질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그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그 자리까지 왔는지는 궁금해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만 화려해 보일 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백만명이 넘는다.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부모자식의 인연을 끊겠다고 하던 부모들도 이제는 앞을 다투어 매니저가 되곤한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이다. 김연아와 박지성은 우리들의 우상이다.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금새 잘살게 될 것같은 착각마저 낳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한다. 밤새워 공부해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까말까한데, 세계대회에서 입상만 하면 대학에서 모셔가고 군대도 면제가 된다. 한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꿈을 갖는 일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꿈을 이루고 사는가? 백만명이 넘는 젊은이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름이 기억되는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을 좋아서 시작할 수는 있다. 그 일을 평생하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것은 자기합리화와는 거리가 멀다. 자포자기가 아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처음부터 온전히 바라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마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어찌할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하나? 그렇게 되면 그 일에 정말 만족하게 될까?
지금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찾아 올지 모른다. 아니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일이 좋으니까. 나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중요하다. 일단 직업을 가진 후에 나의 선택은 더욱 중요하다. 행복은 나의 직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에서 오기 때문이다.
칼럼리스트 하인혁 교수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Western Carolina University에서 경제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Lifeway Church에서 안수집사로 섬기는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1년도에 미국에 건너와 미네소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앞으로 하인혁 교수는 기독일보에 연재하는 <신앙과경제> 칼럼을 통해 성경을 바탕으로 신앙인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올바른 경제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삶 가운데 어떻게 적용해 나가야 하는지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의 주요연구 분야는 지역경제발전과 공간계량경제학이다. 칼럼에 문의나 신앙과 관련된 경제에 대한 궁금증은 iha@wcu.edu로 문의할 수 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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