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재정난으로 각종 수당까지 삭감하는 인천시가 해외홍보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간부급 공무원들의 중국 방문과 중국 언론인 초청투어 행사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영길 시장을 포함한 19명의 인천시 중국방문단은 지난달 25∼28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시를 방문해 베이징대학 분교의 송도 유치를 협의하고 중국 주요 언론사와 인천시 홍보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경제단체들과는 투자유치 협약체결 등의 활동을 벌였다.
방문단이 베이징에 3박4일간 머물기 위해 책정한 비용은 총 7천만원으로 1인당 300여만원, 1일 평균 2천여만원에 달했다.
회의장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당초 투숙할 예정이었던 한국 교원나라공제호텔 대신 베이징 내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JW매리어트 호텔에서 1일 숙박료 70만원대인 스위트룸과 40만원대인 일반객실에 묵었다.
방문단은 중국국제투자촉진중심과 영종 미단시티에 수소에너지(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를 설립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베이징대 고위관계자를 만나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에 베이징대 해외분교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달 직원 6천여명의 복리후생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했고, 4월 1일부터는 "재정이 워낙 부족해 일부 주요 사업을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인다는 취지로 수당을 줄이게 됐다"며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과 산하 기관 파견수당 일부를 줄이기로 했다.
4급 이상 간부공무원은 성과연봉을 받지 않기로 했고 5급 이상 직원의 맞춤형복지포인트를 깎는가 하면 올해 장기근무자 해외시찰을 취소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시는 이에 앞서 작년 12월 8∼12일에도 1인당 300여만원씩 총 4천만원을 들여 중국 기자 12명을 초청해 4박5일 일정의 국내 투어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신규철 사무처장은 "재정적으로 부도위기에 있는 인천시의 수장이 개인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시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는 듯하다"며 "직원들에게는 고통을 감내하자면서 해외에 나가 고급호텔을 이용하는 행동은 방문성과를 떠나 서민들에게 큰 실망을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 언론에 광고를 게재하는 비용이나 효과보다 유력 언론인을 초청해 인천시를 홍보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절감되고 홍보효과도 컸다"며 "이번 중국방문은 중국 내 유력 언론사 초청으로 추진됐으며, 투자유치 및 베이징대 송도유치 방안 협의 등 다각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