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AFP=연합뉴스)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아프가니스탄 소녀신부의 고문에 가담했던 시댁 가족들이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하르 굴(15) 양은 지난해 12월 화상을 입고 폭행을 당한 상태에서 손톱이 뽑힌 채 시댁 지하에서 발견됐다. 그 이전 6개월간 굴 양은 시댁 화장실에 갇혀 지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굴 양을 고문한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시누이는 각각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대법원 대변인이 5일 밝혔다.


인권단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의 간부 후마 사피 씨는 "한 소녀를 고문해 거의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이 어떻게 고작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가"라면서 굴 양이 항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굴 양의 남편과 시동생도 고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도주 중이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악명높은 탈레반 정권을 축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과 학대는 여전히 아프간 사회의 주요 문제로 남아 있다.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의 조사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여성 가운데 87%는 육체적, 성적, 심리적 폭력이나 강제 결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