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풀루라는데 14년 전, 바이러스 감염으로 온 몸이 마비되던 악몽 같은 사건이 잠시 기억이 났었습니다. 또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은 것입니다. 마치 온 몸을 칼로 찌르듯, 전신이 아파왔는데, 한편 그 와중에서도 제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몸의 구조를 영적으로 설명하는 필립 얀시, 폴 브랜드 공저의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 이라는 책을 다시 꺼내 읽었는데, 특히 백혈구의 활동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보통 우리 몸에는 500억개의 백혈구가 활동하고, 이의 100배 되는 지원부대가 골수 안에서 대기 중이라고 하는데 백혈구는 몸 안에서 육해공군에 해당된다고 폴 브렌드 박사는 말합니다. 보통 때, 백혈구를 보면 외부의 적을 격퇴하기는커녕 자체 영토도 제대로 순찰 못하는 무능하고 게으른 존재처럼 배회하는데 일단 외부의 적이 침입하여 전투명령을 받으면 백혈구는 믿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 힘을 다해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지요. 때로 백혈구들은 외부 침입자들과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늘 우리 몸을 공격하는 각종 박테리아들에 대하여 이들 백혈구가 벌이는 용감하고 자기희생적인 전투가 없었다면 우리 몸은 언제나 병든 상태로 있을 것입니다.

제 몸에 바이러스가 공격했을 때, 백혈구들에게는 일종의 비상시국이 된 것입니다. 얼마나 격렬하게 몸 안의 전쟁이 치러지고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그저 침대에 누워 먹고 자기만 하는데도 체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극심하게 체력이 소모되는 힘든 전쟁임이 느껴졌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틈만 나면 이 전쟁을 응원하고자 했습니다. “싸워라. 이겨라!”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그리도 고통스럽던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밤에는 진통제도 먹지 않았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너희들이 이겼구나! 잘 싸웠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가래와 같은 분비물을 볼 때마다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백혈구 시체처럼 보여져서 감사한 가운데에도 측은하게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면서 한편 생각했습니다. 내 몸의 건강을 위해 그 작은 백혈구들은 힘을 모아 죽기를 각오하며 싸우는데 내 영혼의 건강을 위하여 나는 얼마큼 결사적으로 싸우는가. 영적인 바이러스들이 우리의 영혼을 공격하여, 시험이 들고, 섭섭함과 분노, 미움, 낙심 등이 찾아와 기쁨과 감사를 잃어버릴 때 얼마큼 격렬하게 싸우고자 하는가? 하나님께서 가장 건강한 남녀를 만들어 주시고 그들이 거하는 장소를 에덴동산이라 부르셨는데, 에덴이라는 의미는 기쁨입니다. 즉 영적으로 건강한 자들이 보여주는 결정적인 특징은 기쁨이며, 우리에게 기쁨이 없다면 우리는 일종의 영적인 바이러스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쁨이 사라질 때, 우리도 작은 백혈구들처럼 용감하게 싸워야할 것입니다.

이 주제에 대하여 묵상하고 있는데 우리 교회 어떤 성도님이 자신이 읽은 글 하나를 나누셨습니다. 전쟁이라는 의미의 “WAR“를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Worship(예배하라), Adore(하나님을 칭찬하라), Ravel(기뻐하라, 저는 Ravel 대신 Rejoice로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즉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고, 기뻐하면서 영적 전쟁을 수행해야한다는 뜻이지요. 좋은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편 기자도 자신의 영적인 침체를 당하여, 싸우기를 결단하며 자신의 영혼에 대하여 단호히 명령하였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고 불안해 하는고. 너는 여호와를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하나님을 인하여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이번 독감을 앓으면서, 저도 백혈구들을 본받아 영적인 바이러스들과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힘들수록 더욱 예배하고, 찬양하고, 기뻐하는 삶을 훈련해야겠습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 시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