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끝내 '막말ㆍ저질발언 파문'의 악령을 떨쳐내지 못하고 노원갑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에게 패배했다.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추천을 통해 유력후보로 거론되다 전략공천을 받아 노원갑에 투입된 김 후보는 선거전 초반만 하더라도 젊은 층의 표를 대거 흡수하며 해볼 만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3일 김 후보가 프로듀서로 활동한 인터넷 방송에서 8년 전에 욕설과 비속어, 성적인 표현을 다수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갔다.

그의 '막말ㆍ저질발언 파문'은 '정권심판론'과 '민간인 불법사찰'로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던 전체 선거판을 뒤흔들어 놓았다.

순식간에 공세에서 수세로 뒤집힌 선거판에 부담을 느낀 김 후보는 직접 자신의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려 "지난 과거를 반성하며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사과했으나 새누리당은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등 후폭풍이 일파만파 번진 뒤였다.

같은 당인 이해찬 상임고문은 "당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고 김진애 의원도 "석고대죄하고 심판받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결국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이었던 7일 한명숙 대표 역시 사퇴를 권유한 사실을 밝히며 "김용민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잘못된 것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해 김 후보는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였다.

김 후보는 그러나 "사퇴보다는 완주가 정권을 심판하는 길"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꼼수'의 진행자인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선거일 아침에 김 후보의 투표에 동행하는 등 막판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뒤집힌 승부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심판론'을 외치며 의욕적으로 뛰어든 김 후보는 결국 8년 전의 말실수로 유권자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아야 했다.

김 후보는 ‘나꼼수’에서 패널로 활동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독교를 폄훼하고 찬송가로 대상을 조롱했으며 성경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맞춰 해석·이용해왔다.

그는 지난 2월 ‘나꼼수’ 방송에서 “음담패설을 일삼는 목사 아들 돼지 김용민”이라 자신을 소개하고 목사를 성희롱에 끌어들여 모독했다. 스스로 목사 흉내를 내면서 “ㅈ까”라고 하며 목사들에 대한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김 후보는 찬송가 '변찮는 주님의 사랑과’를 ‘닥치고 닥치고 닥치고 정치를 읽겠네’로, ‘예수 십자가에 흘린 피로써를 'MB 각하 여러 가지 죄악을 그대는 알고서 믿는가'로 개사해 불렀다.

또 ‘마귀들과 싸울지라’는 '주 기자(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싸우려고 피켓들은 형제여'로, ‘무덤에 머물러’는 '찍었네 찍었네 돼지 씹쇄 찍었네'로, ‘나의 죄를 씻기는’는 ‘정치 지식 쌓기는 에피소드 밖에 없네’라고 바꿔 부르는 등 찬송가를 비속어와 특정 욕설을 넣어서 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