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APㆍdpa=연합뉴스) 영국 가톨릭교는 11일(현지시간) 동성간 결혼이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해치고 '인간 본성'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영국 정부의 합법화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빈센트 니컬스 대주교와 피터 스미스 대주교는 2천500개 교구교회에 전달된 교서를 통해 "미래 세대가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가톨릭 신도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종교의식이 아닌 '민간결혼'(civil marriage)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는 동성간 결혼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이달 말 관계부처를 통해 동성간 결혼을 포함한 결혼의 법률적 정의를 개정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권운동가들은 동성간 결혼에 대한 가톨릭교 반대는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성애자 권익보호운동가인 피터 탯첼은 "차별은 크리스천이 갖는 가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영국에서는 현재 이성간 커플만 결혼할 수 있다. 2005년부터 동성간 커플에게 부부와 같은 법적 권리를 부여한 '동반자 관계'(civil partnerships)가 도입됐으나 이를 결혼으로 언급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아왔다.
영국 가톨릭교 대주교의 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9일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동성간 결혼 허용 문제에 대해 "결혼의 법률적 정의를 바꾸려는 강력한 정치적 문화적 움직임이 있다. 결혼에서 성별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반대 목소리를 낸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스코틀랜드 가톨릭교의 케이스 오브라이언 추기경도 지난주 영국 정부의 동성간 결혼 허용 움직임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