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측은 최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실시된 지역에서 유권자 그룹를 2개로 분리해 서로 다른 종류의 TV광고를 내보냈다.
`이제 미국의 낙관주의를 되찾을 때다'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롬니는 "미국인의 영혼을 구제하기 위해" 이번 대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충성도가 높은 당원들을 최대한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내는게 목표였다.
다른 하나의 광고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공화당 당원들을 겨냥해 가장으로서 롬니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주로 기존 광고문구나 방송에서 정치광고의 힌트를 얻었던 각 대선후보 진영이 이번 선거에서는 광범위한 고객 정보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광고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특정 유권자가 어느 지역에 살고 있고, 주로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하며, 과거 투표에서는 어떤 성향을 보였는지를 따져 그 결과를 기반으로 잠재적 지지자 그룹을 겨냥한 광고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광고기업 WPP의 자회사인 칸타르 미디어의 케네스 골드스타인 사장은 과거에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이 같은 광고를 볼 수 밖에 없었다며 "롬니측의 이번 광고는 정치광고 분야의 상전벽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에서 맞춤형 광고 기법은 `마이크로타기팅'(microtarteting)으로 불린다. 호텔이 휴가차 방문했던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과 같은 이런 광고 기법은 그동안 정치 이외의 영역에서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근년 들어서는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떤 행동 양식을 보이는지, 어떤 곳에 기부를 하는지 등에 대해 기업들이 수집한 광범위한 자료가 선거인 명부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롬니의 디지털 광고를 총괄하는 온라인 광고업체 `타기티드 빅토리'의 잭 모파트 디렉터는 "한 집에 있는 두 사람이 각각 다른 메시지를 받게 된다. 메시지는 물론 콘텐츠의 타입도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사울 아누지스 공화당 전국기술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대선전에서 디지털 광고 예산이 전체 선거 비용의 10∼15% 정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TV광고나 우편물을 통한 광고비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미한 부분이다.
하지만 마이크로타기팅의 가장 큰 강점은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같은 광고를 1천번 보여주는데 5∼9달러밖에 들지 않는 등 비용도 저렴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아누지즈 위원장은 "이제 문자 그대로 각 가정을 타깃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