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베니그노 아키노(52) 필리핀 대통령과 연인 사이로 알려진 한국계 필리핀 방송인 그레이스 리(30·한국명 이경희)가 결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레이스 리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모닝 라디오쇼 '굿 타임스'의 공동 진행자로부터 아키노 대통령과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혼까지 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가 13일 전했다. 그레이스 리는 이어 "이런 희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라고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주변 인사 등의 전언에 따르면 '결혼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결혼 일정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아키노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50대인 나이를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에 '깜짝 발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레이스 리의 집과 방송국 등을 자주 찾아 공개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 리도 아키노 대통령의 여자 형제 2명과 만난 적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그레이스 리가 이달 초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아키노 대통령의 연인임이 알려진 뒤 "그(아키노)는 훌륭하다. 지금까지 나의 삶에서 만난 가장 지적인 사람이다. 살아있는 사전이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아키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2살 차이의 나이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연인으로 공개되면서 그레이스 리의 '주가'도 한껏 치솟고 있다.


일간 마닐라 블레틴은 그레이스 리가 유명세를 타면서 행사 사회비나 방송 출연료 등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레이스 리는 지난해 6월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한국전력의 발전소 준공식에서 행사 사회자 신분으로 아키노 대통령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 리는 10살 때 사업을 위해 필리핀으로 이주한 아버지를 따라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필리핀 아테네오 드 마닐라 대학을 졸업한 뒤 2007년부터 필리핀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해 왔다. 아키노 대통령도 그레이스 리와 같은 대학을 졸업한 인연이 있다. 그레이스 리는 영어는 물론 현지어인 타갈로그어와 세부어 등도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지상파 방송인 GMA의 '쇼비즈센터'와 모닝 라디오쇼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키노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으며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통역으로도 활동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로 2010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