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관련국들이 협상 없이 북한을 계속 방치할 경우 새 지도자인 김정은이 2013년 제3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필립 윤 전(前)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선임보좌관이 경고했다.


윤 전 보좌관은 6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 힐(The Hill)'에 `북한을 무시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3차 핵실험은 북한 핵무기 기술의 진보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기다리기' 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윤씨는 우선 군사적 측면에서 플루토늄을 활용한 추가 핵실험은 논리적으로 보아 북한이 택할 수 있는 다음 순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가중된 북한의 내재적 불안정성은 군부에 핵실험을 밀어붙일 더 큰 동기를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3차 핵실험의 시기로 내년을 주목한 근거로 올해의 경우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의 권력 교체 여부를 지켜보며 내부 권력 공고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과 미국에서 대선이 열리는 올 한해 도발을 자제하면서 내부 권력 공고화, 자기 역할에 대한 자신감 획득, 중국과의 관계강화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윤씨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한국 대선의 승자와 관계없이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기에 김정은은 내년 핵실험이라는 도발을 택할 공산이 크다고 점쳤다. 여당은 재집권할 경우 대북 강경책을 유지하고, 야당은 승리하더라도 북한 관련 운신의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윤씨는 전망했다.

그런 만큼 군부와 중국 앞에서 과감한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김정은으로선 결국 뭔가 일을 벌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윤씨의 예상이다. 임기 첫해인 올해는 경제 또는 정치 관련 `깜짝쇼'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만 내년까지 남한의 무시 또는 압박에 직면할 경우 핵실험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각각 플루토늄을 활용한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한국계인 윤씨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9년 윌리엄 페리 당시 미 대북정책조정관 선임보좌관으로 평양을 방문한 뒤 포괄적 대북 해법을 담은 이른바 `페리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