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난데없이 옛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가 화제로 올랐다. 공화당 경선후보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 마리 앙투와네트와 비슷하다고 비판한데서 비롯됐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29일 허핑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민심과는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프랑스 혁명때 단두대에서 참수당한 앙투와네트를 거론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현재 하와이에 휴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추위속에 있고, 비바람을 맞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하와이 겨울 휴가를 꼬집었다. 롬니 전 주지사는 또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취임후) 90번째 골프 라운딩을 했다. 하지만 미국에는 2천5백만명의 실업자가 있고, 주택 가치는 곤두박질쳤고, 최근 4년간 미국인 평균소득은 10% 감소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취미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마치 마리 앙투와네트가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한 말이 연상된다"고 오바마 대통령을 앙투와네트에 비유했다고 미 언론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금은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나 할 때가 아니라 경제가 더 나아져야 한다고 깨닫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고 골프를 즐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데 초점을 맞춘 정치적 공세의 성격이 강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는 롬니 전 주지사의 발언에 즉각 반박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특권계층 집안 출신인데다 사업가로서 큰 부를 쌓은 경력을 거론하며 '누구한테 할 소리냐'라며 롬니야 말로 민심과 동떨어진 인물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멜라니 러셀 대변인은 "억만장자가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하고, 프랑스 왕비에까지 비유하고 나선 것은 실로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최근 롬니 전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에 "1만달러 내기"를 제안한 해프닝을 꼬집었다. 즉석에서 거액인 1만달러 내기를 제안한 것 자체가 롬니가 중산층의 현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 러셀 대변인은 "롬니는 일반인들이 커피 한 잔을 사는 기분으로 가볍게 1만달러 내기를 거는 사람"이라고 비아냥댔고 "그는 세금환급내역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아마도 중산층 소득자보다도 더 적은 세금을 내는 사람중 한명일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