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내년 11월 6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할 첫번째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1월3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아이오와 현지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누가 승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커스 일정은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잡혀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정해진 상황이기에 모든 관심은 공화당쪽에 쏠린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 하원의원, 릭 센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 등이 경합한다.
각 진영은 성탄절이 겹친 지난 주말부터 다양한 선거캠페인을 펼쳤다. 특히 이번에는 대규모 선거유세보다는 TV토론이나 광고, 언론인터뷰가 어느때보다 활발하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후보들은 이메일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유권자들과 `접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만큼 현지 분위기는 차분하다. 아이오와 현지 공화당원들은 "후보들을 직접 대면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표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코커스 전에 지지하는 후보가 바뀔 수 있다'고 응답한 공화당 당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당일 대회 분위기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은 이른바 '롬니 대세론'이 구축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바람'이 일것이냐로 압축된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해온 롬니 전 주지사와 '경륜의 내공'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다 최근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깅리치 전의장,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괴짜' 폴 의원을 중심으로 한 3파전이 예상된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ARG)이 26일 아이오와 주 공화당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폴 의원이 21%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고, 롬니와 깅리치는 각각 20%와 1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4%)를 생각하면 박빙의 승부임을 알 수 있다.
한달전 실시된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22%, 롬니 20%, 폴 1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깅리치의 후퇴와 폴의 부상이 인상적이다.
깅리치 전 의장의 경우 '첫번째 이혼' 과정에서 암투병중인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한 '냉혈한'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성향의 표가 일시적으로 폴 의원 쪽으로 쏠리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던 마이크 허커비 전(前) 아칸소 주지사가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코커스에서 폴 의원이 승리하더라도 "그는 결코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폴 의원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결국 지난 4년간 줄곧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거론돼온 롬니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때 지지율 1위였던 페리나 지난 가을 아이오와 스트로폴의 '깜짝스타'였던 바크먼, 하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헌츠먼과 센토럼 등도 재기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미국 대선에서 항상 아이오와 코커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다른 어떤주보다도 빨리 실시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승기를 잡은 후보들이 여세를 몰아 민주, 공화당의 최종주자로 될 확률이 높은 것이 불문율이다. 2008년에도 버락 오바마가 그전까지 강자로 여겨졌던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치고 바람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