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청년, 말씀 그리고 기도

모태신앙인 나는 어릴 적부터 수많은 수련회에 참석해봤다. 그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수련회가 있는데, 수련회 프로그램으로는 흔히 진행되는 친교시간도 없고 말씀 강의와 기도뿐이었던 수련회였다. 5시간이 넘도록 한 자리에 앉아 공책에 깨알같이 글씨를 쓰며 말씀을 듣고, 저녁 강의 이후에는 찬양과 기도로 밤이 새는 줄 몰랐다. 그때의 감격과 열정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항상 그립다.

작년에 20대 초중반 청년들의 수련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교회 청년부들은 얼마나 재능이 많은지, 수련회는 잠시라도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말씀과 기도가 부족해 아쉬웠다'는 수련회 평가를 들으며 깜짝 놀랐다. 장기자랑 시간도 캠프파이어 시간도 즐겁게 보냈지만, 청년들은 더 기도하고 싶었고 더 말씀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많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청년들 인도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돌아오는 수련회 시즌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하는지 고민이 더 크다. 갈수록 벌어져가는 세상 문화와 교회 문화간의 괴리와 시각적이고 감각적이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청년들을 이끄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말씀과 기도다. 말씀과 기도가 원론적으로 보이지만, 기초가 튼튼하게 세워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을 지으면 부실공사로 결국 무너지고 만다.

청년의 때에 말씀을 더 사모하고 기도에 힘쓰도록 교회는 철저하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 말씀과 기도가 이후 청년들이 살아가게 될 수많은 날들속에서 굳건하게 신앙을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금) 베이사이드장로교회 청년모임에 참석해 2시간 30분간 중국 선교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생각한 바를 짧게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