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정부가 올해 국민의 혈세를 가장 황당하게 낭비한 사례를 담은 자료집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 CBS방송은 20일 톰 코번(공화.오클라호마) 상원 의원이 금년 한 해 연방정부의 가장 잘못된 예산낭비 사례 100건을 담은 자료집을 공개하면서 중복 예산으로 불필요하고 우선순위마저 낮은 프로젝트들에 지원된 재정이 무려 65억달러선에 달했다고 개탄했다고 전했다.


코번 의원이 내놓은 자료집에 따르면 미 정부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택개량 사업에 약 10억 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줬지만 정작 수혜자들은 무주택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현직 공무원들의 임금동결을 놓고 의회에서 격론이 벌어졌지만 실제로는 1억2천만달러에 이르는 퇴직·장애수당이 이미 사망한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황당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인사관리처에 대한 감사 결과 이미 사망한 공무원들에게 잘못 지원된 연금은 매년 1억∼1억5천만달러에 이르며, 지난 5년간 관리부실로 이처럼 잘못 지원된 연금은 총 6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가 비디오 게임과 초콜릿 선전을 위한 프로그램에 재정을 지원하고 스쿠버 다이버들의 웹사이트 개선작업에도 자금을 댄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파키스탄 기업들의 고용창출 등을 위한 4개년 계획에 따라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9천만달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이중 3천만달러를 파키스탄 망고 재배농가에까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외지역'을 위한 '팬케이크 프랜차이즈 하우스' 건설과 해당 직원 교육을 위해 애너코스티어경제개발공사에 76만5천800만달러가 지원됐지만 정부 재정의 지원을 받은 '소외지역'은 정작 워싱턴DC의 부유층 주거지역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국제전자게임역사센터'에 비디오 게임 관련 조사 명목으로 11만3천200달러가 지원됐으며, 텍사스주 알링턴의 피자요리시설 설립을 추진하는 민간 개발업자에게도 48만4천달러가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신흥시장에서의 농산물 판촉 및 요리법 홍보 지원비로 인도네시아 유명 요리사 쇼에 10만달러가 지원되고, 심지어는 로큰롤이 냉전 종식에 미친 영향을 다룬 다큐 제작비로 55만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


코번 의원은 해당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는 나름대로 추진할 만한 이유가 있지만 확대일로의 재정적자로 연방정부 기능마저 위협받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우선 추진해야 할 국가적 우선사업은 분명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가장 많은 세금이 낭비되는 곳은 지지율이 고작 9%로 사상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의회일지 모른다"면서 일부 의원들이 해당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 다른 동료를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