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태어난 지 여덟 달 밖에 안 된 아기들도 나쁜 짓에는 벌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캐나다와 미국 과학자들은 아기들이 무조건 친절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통념과 달리 `나쁜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은 싫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기들은 생각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상호주의의 미묘한 개념을 갖게 되고 복잡한 사회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진화심리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궁금하게 여겨 왔던 문제, 즉 `친사회적인 성격이 속이고 이용당할 수 있다는 취약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어떻게 그처럼 매우 사회적인 존재로 생존할 수 있었나' 하는 문제에 대한 모종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생후 5개월과 8개월의 아기들에게 손인형을 이용해 4가지 시나리오의 동물 인형극을 보여줬다. 연극 전반부에서는 동물들이 각기 다른 상대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하거나 긍정적인 행동을 하고, 후반부에는 `착한' 동물과 `나쁜' 동물에게 장난감을 주거나 빼앗았다.
이어 아기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을 고르라고 하자 5개월 된 아기들은 무조건 친절한 등장인물들을 고른 반면 8개월 된 아기들은 앞 부분에서 나쁜 짓을 한 동물에게 친절하게 대한 동물보다는 벌을 준 동물을 택했다. 이는 정의감이 발달하는 시기가 생후 5~8개월 사이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보다 나이가 많은 아기들이 그 자신 `나쁜' 인형과 `착한' 인형을 어떻게 대하는 지 관찰했다. 생후 21개월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다른 인형을 도와준 인형과 다른 인형에게 나쁜 짓을 한 인형 중 누구에게 과자를 줄 것인지, 누구로부터 과자를 빼앗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자 21개월 짜리 아기들은 실제로 `나쁜' 인형에게서 과자를 빼앗고 `착한' 인형에게는 과자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인류가 사회적 동맹관계를 선택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호 메커니즘에 관해 새로운 단서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의감이 학습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처럼 어린 나이에 나타난다는 것은 반사회적 행동을 처벌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적인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