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은 아시아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도시입니다. 방콕은 태국어로 “천사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의미입니다. 9백만이 사는 방콕은 1768년 수도가 되었습니다. 서구 식민세력이 진출할 때 방콕은 주요 거점도시가 되었습니다. 일찍이 외래 문명과 접촉이 이루어진 오래된 국제도시로서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현대와 고대, 서양과 동양, 중국과 남방문화가 겹치고 섞여 있는 도시입니다. 특히 베니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방콕의 지면이 해수면에서 2미터 정도밖에 안되기 낮은 땅이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많은 운하가 방콕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메워져서 도로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방콕 시내에는 지류와 운하가 흩어져 있습니다.

저지대에 놓인 대도시로서 방콕은 항상 큰 홍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금년에는 1942년 이래 가장 심한 홍수가 닥쳤습니다. 7월부터 2개월 넘게 기록적인 양의 비가 내렸고 그 후에 범람한 강물 때문에 주요 산업단지가 3미터 넘는 물에 잠길 정도가 되었습니다. 낮은 땅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까 폭우가 그친 후에 몇 개월째 홍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방콕도 바닷 수면이 올라가고 내려갈 때마다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권이 흔들리고 민심이 요동하고 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익숙하게 듣던 이야기였습니다. 장마가 닥칠 때마다, 태풍이 올 때마다 한강의 지천이 지나는 서울의 저지대가 물에 잠기는 것은 연례 행사였습니다.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제방을 보강하고, 배수시설을 개선하며 강의 수량의 조절을 효과적으로 하게 되었고 이제 홍수에 집이 잠기고 대피하는 것은 낯선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이 한 세대 채 안되는 시간에 홍수 걱정을 안하고 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잊고 사는 동안 태국과 같은 곳에서는 한국을 부러워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감당할 수 없는 홍수 피해를 경험한 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한국의 치수 기술을 배우려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누딧 나컨탑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한국이 치수와 관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치수에 대해 한국 정부가 도와 준다면 기꺼이 배울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라퐁 토위착차이쿤 태국 외교장관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의 특별 면담에서 4대강 사업 기술을 공유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잉락 친나왓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나라 밖에서는 한국이 상습적인 홍수를 막아내고 4대강의 물을 다스리는 것을 부러워하고 배우려고 하고 있는데 국내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얻은 가장 큰 은혜는 쉽게 망각하고 작은 불편함 때문에 원수를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합니다. 큰 유익을 얻기보다는 작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이성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은혜를 알고 감사하는 길이 무엇이겠습니까? 아직 우리와 같은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내가 베풀어야 할 사람을 만나는 길이 거의 유일하게 은혜에 대한 감사를 되찾는 길입니다. 한 개인의 삶에서 뿐 아니라 민족 공동체에게도 도움과 베품의 손길을 기다리는 또 다른 이웃을 찾아 나갈 때 비로소 감사와 만족과 기쁨의 축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