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하였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에서 이토록 환대 받은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상하 양원 연설, 국방성 상황실 브리핑, 백악관 만찬보다 한국 식당에서 조촐하게 가진 양국 정상의 만찬 등 오바마 대통령이 특별히 대접하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식사하는 동안에 한미 자유통상협정이 의회에서 최종 통과되는 순간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텍스트 메시지로 전달되고 그 자리에서 앞에 앉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이야 말로 모든 환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식당에서 만찬을 한 것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알링턴에 있는 햄버거 집을 찾아 비좁은 탁자에 끼어 앉아 햄버거로 오찬을 나눈 것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적인 선호를 보여 주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제 대한민국이 미국의 외교에서 주축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차지했던 것은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외교와 냉전 시대를 보내면서 구소련, 지금의 러시아와의 외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동아시아 외교와 대 북한 외교 조차도 과거 러시아 외교 인사들이 독차지할 정도로 러시아 대상 외교의 무게가 컸습니다. 이제 대 한국 외교가 대 러시아 외교 만큼이나 중요해 진 것입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같이 미국에서 특별한 관심을 가진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의 국빈 방문은 대한민국에 대한 특별한 관심의 결과입니다. 오래 동안 우방 이상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영국의 정상 방문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 만한 정서적인 연대를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식과 내용보다도 워싱턴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더 깊은 수준이었습니다. 300년간 혈연으로, 가족관계로, 혈맹으로 연결된 영국과의 외교 관계처럼 이제 한국도 미국과 정서적인 연대를 느낄 만큼 가까워 진 것입니다.

일본이나 러시아는 미국의 이익에 중요한 국가들이기 때문에 미국 외교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모택동의 아들이 전사한 항미원조 전쟁을 서양을 대항해서 최초로 성공적으로 치른 전쟁으로 여기는 중국이 대 북한 외교 관계를 각별하게 여기는 것처럼 이제 대한민국과 미국 사이에 정서적인 연대가 생긴 것입니다.

이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합니다. 이제는 미국에서 손님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미국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미국을 내 나라라고 여기면서 살아야 미국과 한국의 정서적인 연대는 더 깊어집니다.

한국에 사는 한인들도 미국과 세계에 대해서 더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한국에서 국가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치인이 사석에서 한국말로 미국이나 미국의 지도자에 대한 거친 소리를 할 때 그 말이 더 이상 한국 사회에 고여 있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서울 한 복판에서 벌어지는 데모 현장에 정치인이 참여 할 때 그들은 언젠가 워싱턴에 와서 정서적인 연대감을 가진 미국의 지도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끝으로 대통령 한 개인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이번에 자유무역협정이 통과된 것은 한 마디로 대통령의 역할이었습니다. 국가 사이에 정서적인 연대가 생길 때 지도자 한 사람의 개인적인 역량이 중요해 집니다. 한국의 지도자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 만 아니라 미국과 세계인을 함께 감동시켜야 할 책임이 생긴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세계적인 영향을 키워 가는 과정에서 지도자들도 세계에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로 세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