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목회자수양회에 참석했던 한 부부(93세)는 오는 11월에 결혼 75주년을 맞이한다면서, (아들 목사 부부도 참석.74세) 하나님께 감사하고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후배 목사들 앞에서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많은 후배 목회자들이 ‘어떻게 하면 부부가 저렇게 늙어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사랑방정식』(Healing & Growth in the Passages of Marriage/ by David Augsburger)이라는 책은 상처를 입은 부부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저자는 결혼생활의 문제에 대하여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결혼생활의 각 단계에서 희망적인 안목을 갖게 합니다. 그는 부부관계가 4단계를 거친다고 말합니다.

[결혼1년째. 꿈꾸는 20대]

(여자) 우리는 서로 즐기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군요. 물론 사소한 말다툼이 있긴 하지만 우리 사이를 위협할만큼 심각하지는 않아요. 그가 어디론가 갔을 때는 내 자신의 일부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죠. (남자) 나는 내 일을 끝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요. 우리는 서로 즐길 만한 것들이 많이 있고,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결혼10년째. 환멸을 느끼는 30대]

(여자) 나는 우리가 꽤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글쎄요……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 직장에도 할 일이 상당히 많은데, 그 사람은 나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죠.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남자) 나는 할 말이 별로 없어요. 우리는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바쁘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뜨거운 사랑의 감정은 없어요. 그녀는 부부 사이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서로 동등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바빠요. 나는 아내가 자기 주장대로 나를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상당히 지쳐 있어요.

[결혼20년째. 깨달아가는 40대]

(여자) 나는 어디론가 떠나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배웠죠. 우리는 약 5년 동안의 공백 기간이 있었고, 그후 3년 간은 매우 힘든 시기였어요. 그리고 나서 고비를 넘기게 되었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그것도 뭔가 다른 새로운 결혼의 단계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자) 난 우리가 살아남은 자들이라고 생각해요. 내 친구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혼생활을 몇 해 유지하지 못하고 깨져버렸죠. 우리도 그렇게 될 뻔했지만, 여러가지로 상황들이 변했고, 나를 괴롭혔던 모든 일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군요. 우린 이제 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결혼30년째. 깊이를 더해가는 50대]

(여자) 저는 제 남편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어요. 이제 우리는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요. 제 아이들은 친구같기도 하고, 동료란 생각이 들어요. 우리 두 사람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깊은 안정감과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어요.
(남자) 나는 어느날 제 아내에게 만일 결혼 초기부터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내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을 알았더라면, 우리는 그런 힘든 시간들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그런 시간들도 나름대로 유익했고, 이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고 있죠. 이기범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