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동과 교회 환경변화로 인한 목회 패러다임의 변혁은 필연적이다. 기존의 목회 패러다임들은 사회의 변화에 적응력을 상실한 채 교회를 장기적 침체 내지는 쇠퇴로 접어들게 할 것이다.”

한국교회발전연구원 원장에 취임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가 8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린 연구원 창립예배 및 강연회를 통해 “구 시대적 목회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것”을 한국교회에 주문했다.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새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한 이 목사는 “변화를 요청하는 긴박한 시대를 맞아 교회도 변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교회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흔히 한국교회의 목회는 새벽기도, 심방, 설교 등으로 인식됐으나 이제 이러한 목회 패러다임은 그 적응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컴퓨터 등의 발달로 기술발달과 정보교환이 교회에 요청되고, 교회의 소유개념보다 대여개념이 발달할 것이며, 교회 구조가 성직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다. 또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교회에도 마케팅 이론이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목사는 기존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묘하게도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일치한다”고 했다. 각자가 성장 및 침체를 경험한 시기가 비슷하고 성장에는 거품이 끼어 있으며, 내실보다는 외형을 보다 중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했다.

그는 “사실 한국교회 성장에는 거품이 있다. 이중 삼중의 교적을 가진 교인이 많으며, 교계에선 한국 개신교인이 1천2백만이라고 하지만 실제론 이보다 적을 것”이라며 “또한 교인의 수나 교회당의 크기 등 조직이나 외형에선 손색이 없지만 내적, 영적 힘은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개교회주의도 강해서 선교사를 파송할 때 다른 교단의 선교사가 있든 말든 보내고 싶으면 보내고, 한 빌딩 내에 다른 교회가 이미 있어도 그 아래, 위에 교회를 세운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결국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점은 성장 중심적, 양 중심의 구조, 과시 행정적 구조, 결과론적 구조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존의 교회구조는 산업사회의 전형적 구조로 이미 정보사회로 진입한 세계적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 개혁의 출발을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에서 찾았다. 이 목사는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것은 성전의 상업주의와 정교 혼합주의, 교권주의, 형식주의를 배격하신 것”이라며 “이런 예수의 개혁원리는 지금도 교회 개혁의 중요한 원리이며 교회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논할 때 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성전을 깨끗하게 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개혁하고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미래의 교인들은 교회의 영성적 품질이 우수하고 접근성이 용이하면 교단과 교파에 관계없이 교회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므로 각 교회는 교단이나 교파의 프리미엄보다 교회의 영성적 질을 우수하게 해야 한다. 21세기는 목회기술이 아니라 목회영성이 지배하는 사회다.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새 시대에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세계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동력의 샘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