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젊은 날, 꽃으로 말한다면 장미꽃에 비유할 수 있을 20대의 어느 날, 그렇게 물설은 미국 땅을 밟았던 그녀가 이제는 30여년 이민생활을 돌아보고 있다. 그 곁에는 부푼 가슴을 안고 미국으로 떠난 스무살 딸을 가슴에 품은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다. 워싱턴 백악관과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23가와 E스트릿 에 위치한 콜롬비아 플로럴 갤러리(Columbia Floral Gallery)를 운영하는 진이 집사(버지니아제일침례교회)의 짧은 이야기다.

캐쉬어, 웨이트리스를 하다 식당을 차리고 지금은 백악관 근처의 꽃집 사장이 된 그녀는 이제는 마음껏 교회 일을 할 수 있게 하나님께서 꽃집을 운영하게 하셨다고 말한다.

늘 힘이 넘치고 긍정적이라 쉽게 주눅 들지 않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진이 집사는 30년 이민생활 중 딱히 힘들었던 기억을 꼽을 수 없다 말했다. “늘 기도하는 대로 들어주셨어요.” 하나님께서 늘 기도하는 대로 응답해 주셨다는 그녀는 “하나님, 이거 들어주시면 이렇게 할게요”했던 약속들이 이제야 생각나, 하나님 곁에 꼭 붙들려 사는 지금의 인생이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 재정이사회장으로, 워싱턴지역기독장학재단 총무로, 부흥회 강사를 섬기는 평신도로 여기저기 교회일이라면 종횡무진하며 섬기는 진이 집사에게는 또 한가지 간증이 있다.

“꽃집을 인수한 것이 7년 전이다. 워낙 단골이 많던 꽃집을 인수한 경우라 어렵지 않은 경영을 예상했었지만, 그간 주인이던 종업원이 지인들에게 수입을 거의 남기지 않고 꽃을 대어주던 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 해결되고 나니, 꽃집을 어렵게 하신 과정 모두가 하나님 일을 하기 위한 뜻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녀.

“까탈스럽던 성격이 무던해져서 친척들도 놀랄 정도”라는 진이 집사는 선교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말에 “예전에는 지저분한 선교지에 어떻게 가느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요즘에는 그런 마음도 없어졌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시든 그 길을 따라가야 하지 않겠나”며 여운을 남겼다.

젊은 날이 짙은 향기로 화려했던 장미였다면, 이제는 다른 이들을 돌아보고 교회를 섬기는 은은한 향기를 뿜는 수선화로 남는 지도 모를 일이다. 동절기에 피어나 은은하고 그윽한 향기가 일품인 수선화.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수요일,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유난히 수선화의 향기가 그리워진 것도 그 때문은 아니었을까?

콜롬비아 플로럴 갤러리 주소) 534 23rd St., N.W. Washington DC 20037
문의) 202-333-0692, 703-470-2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