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출마의 뜻을 접었다. 대중적 인기와 높은 신뢰도에 그의 인기는 치솟았고 정치권은 바짝 긴장했으나 그의 도전은 불과 엿새만에 일장춘몽이 됐다.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설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 1일 오후 9시20분께 `오마이뉴스'가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는 1시간쯤 뒤 트위터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내용"이라는 글을 올려 출마설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연구소는 다시 1시간 뒤인 밤 11시20분께 아무 설명 없이 글을 삭제했다.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러브 콜'에 "정치에 관심없다"며 번번이 퇴짜를 놨던 안 원장의 출마설에 정치권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안 원장은 그 다음날인 2일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과 달리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게 많다"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여론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일 실시된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간판 주자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선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13.0%)과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10.9%)보다 2∼3배나 많은 39.5%의 지지를 얻었고, 국민일보-GH코리아 조사에서도 36.7%의 지지율을 기록, 나 최고위원(17.3%)과 한 전 총리(12.8%)를 제쳤다.


여야 정치권은 `안철수 신드롬'에 나타난 기성 정당의 한계와 위기에 대한 해법 찾기에 분주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안철수 바람의 의미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고 진단했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배를 타야 한다"며 안 원장의 야권 통합후보 경선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친분이 두터운 박 변호사가 눈에 밟힌 듯 했다. 그가 "마음 속 깊이 응원하는" 박 변호사의 출마 의지가 워낙 확고했던 것. 안 원장은 4일 인터넷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정말로 그 분(박 변호사)이 원하시면 그 쪽으로 밀어 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6일 오후 박 변호사와 시내 모처에서 회동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박 변호사는 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며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변호사는 "서로의 진심이 통했고 정치권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회견이 끝나자 안 원장은 절친한 사이인 박경철씨와 포옹한 뒤 200여명의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승용차를 타고 회견장을 떠났다.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지난 며칠간 국민을 혼란시켰던 `강남좌파' 안철수 파동은 결국 좌파 단일화로 막 내렸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야권통합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향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