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장수왕이 연화를 사랑하는 스토리가 압록강이 말없이 흐르듯 지금도 단둥에 가면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흘러내린다. 장수왕이 평양성으로 떠날 때 행렬 뒤쪽에서 거의 실신 지경의 몸으로 따라 오던 연화를 발견한 장수왕은 가마에서 내려 달려가 연화를 뜨겁게 포옹하며 통곡한다.

그리고 왕은 그녀를 보살피며 3일간 연화와 함께 단둥에서 지냈다. 그리고 왕은 연화에게 고백하며 약속한다. 자신의 첫사랑이 연화뿐이라는 것과 반드시 돌아와서 말년을 함께 보내겠다고.

그 사랑의 언약주로 국내성에서 가져온 포도주를 함께 드시며 일편단심 붉은 마음을 서로가 가지자고 맹세 한다. 연화는 긴 머리를 짤라 왕께 드리며 부디 이 머리가 다시 자랄 때 반드시 자신을 만나 주시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압록강 앞에서 자신의 사랑 노래를 불러 왕께 바쳤다.

왕이 떠나는 날 새벽 왕과 연화는 서로 손을 잡고 압록강 변으로 내려가 서로의 발을 씻겨주며 다시 맹세한다. 두 사람의 인생, 마지막 발걸음도 반드시 서로 만나 서로 발을 씻겨 주자고.

왕이 떠난 뒤 연화는 다시금 국내성으로(지금의 집안시) 돌아와 장수왕의 무병장수만 새벽마다 압록강 앞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친 오라비를 통해서 백두산 줄기 줄기를 돌며 인삼을 케서 평양성 왕께 바쳤다.

그런 삶의 패턴 때문인지 장수왕은 수많은 전쟁과 격무 속에서도 역대 어느 임금 보다 건강했고 장수하였다고 한다. 평양 천도 후 연화를 만나고 져 국내성으로 들렸으나 소식을 알지 못하고 돌아간다. 연화는 왕을 기다리다 병이 나서 자리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

병중에 연화는 자신을 압록강 끝자락인 단둥으로 대려가 달라고 친 오라비에게 부탁한다. 그곳은 마지막 3일간 왕과 함께 보내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곳이기 때문이다. 연화는 병중에도 압록강을 거닐며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는다. 압록강 저 넘어 평양성에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셨던 임금님이 계신다. 그런 상상을 하며 441년 늦가을 그녀는 결국 48세로 한세상을 마감 한다. 장수왕을 만난 지 30년이요, 평양성으로 떠난 지 14년 째 기다림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이 소식을 훗날 임금님이 알고 통곡하고 오열하며 신하들께 명하여서 자신의 미리 만들어 놓은 피라미드 석묘 옆 가장 가까운데 묘를 만들게 하여 12의 버팀돌중 하나를 뽑아 석관 지붕을 만들었다고 한다. 장수왕은 그녀가 세상 떠난 지 50년을 더 살다가 97세에 신분의 벽이 없는 천상에서 재회하여 영원한 사랑을 이룰 것이라고 전설로 흘러 내려오고 있다.

고구려 왕실과 귀족들은 장수왕이 평양성의 건설자요, 무려 64년을 재임 한 곳으로 장수왕의 무덤도 평양성에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유언으로 국내성으로 묻어 줄 것을 요구하여 지금의 집안시에 연화와 함께 무덤이 있다고 전한다. 1500년 풍파세월을 겪으며 다 떠났지만 지금도 연화의 묘만 남아 끝까지 장수왕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천년을 훨씬 넘는 그녀의 일편단심 “사랑은 영원하다” 고 믿는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며 그래서 압록강을 바라볼 때 마다 임금과 서로의 발을 씨기 듯 우리도 북녁 땅에 2천만 내 동포와 애절한 사랑을 주고받는 그날이 찾아오기를 학수고대 하며 단둥에 머무는 동안은 필자도 밤 12시가 되면 택시를 타고 강변에 쭈그려 앉아 깜깜한 신의주를 향해 그리고 신의주 저 넘어 평양을 생각하며 1시간 동안씩, 수년 동안 기도 하고 돌아온 경험이 있다.

압록강은 말없이 흐르지만 그러나 사랑의 노래가 있는 곳이다. 오늘 북쪽에는 이런 사랑의 전설을 들을 수 있을까?

신동수 목사 중국 선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