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가 버라이즌(Verizon)을 제치고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자리를 차지하려다 법무부에 발목을 잡혔다. 법무부는 31일 오전, AT&T가 티모빌(T-Mobile)을 인수하는 것은 경쟁 체제에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워싱턴DC의 연방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법무부는 "업계 2위의 AT&T가 4위인 티모빌을 인수한다면, 경쟁이 저하될 뿐 아니라 요금이 인상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질이 저하된 서비스를 제공받고, 신제품 개발 또한 더디어질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제임스 콜 법무부 부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활기 넘치고 경쟁적인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저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미국 소비자 수천만 명이 높은 가격과 낮은 서비스 질에 직면하고 이동통신업체에 대한 선택의 폭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셰리스 포즌 법무부 반독점 부서 법무차관보는 성명서를 통해 "티모빌은 하이스피드 데이터 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구축하는 등 혁신과 품질 보강을 이루며 무선통신회사 경쟁의 중요한 원천이 되어왔다. 이번 합병이 무산되지 않는다면 시장 내 경쟁과 혁신은 줄어들고, 소비자들을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소비자 단체들은 AT&T가 티모빌을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시장의 기업 집중이 심화되고 저가 공략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용해 왔던 티모빌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어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상하 의원들은 직접 나서서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두 회사 합병 건에 반대한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 법무부가 승리한다면 AT&T는 티모빌의 모회사인 도이체텔레콤에 30억달러의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 AT&T는 3월 티모빌을 390억에 인수합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AT&T는 9550만명의 AT&T 사용자에 3370만명 티모빌 사용자를 합해 1억3천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게 돼 1억만명을 보유한 버라이즌을 제치고 업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날 정부 발표로 AT&T 주가는 5% 이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