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래 생활 하시다 한국에 잠깐 방문을 하고 오신 분이 한국의 밤은 온통 술에 거나하게 취해 돌아다니는 넥타이 부대들 천지여서 너무 놀라셨다고 하신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인만큼 그 분은 한국의 그런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며 현재 한국 가정내 에서 아버지들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다고 한다.

또한 한국에 “자기야”라는 연예인 부부들이 나와 서로의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을 시청 하다 보면 대부분의 아내들의 고민은 남편의 술문제와 귀가시간 문제였다.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적 특성일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남편들은 1주일에 5일 이상 가지는 술자리로 인한 새벽 귀가시간 문제로 아내들과 갈등이 있었다. 대다수의 앞에서 말한 한국 남편들은 이 모든 것이 사회 생활의 일환이기에 잦고 늦은 술자리는 불가피 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사회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가족들에게 그에 따른 인내와 희생을 요구한다. 그 중에는 정말로 본인이 원치 않음에도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낌으로써 늦게 귀가를 해야 하는 아버지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본인의 여가 생활과 자유를 위해 사회 생활이라는 말로 포장을 하는 아버지들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 생활보다 중요한 것이 가정 생활임을 잊고 사는 대다수의 아버지들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아이들은 아내하고만 대화 하려 하고 나는 가족 내에서 소외 당한 듯 하다.”라는 말을 하며 본인이 가족 내 피해자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항상 부재중이던 아버지가 어느날부터 갑자기 아내와 자녀들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려 하면 가족들에게 그런 아버지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예전 분노 조절 장애가 있던 남자 청소년 A의 상담을 맡았을 때 그에게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 상담을 권한 적이 있다. 그 때 A의 반응은 어머니와는 괜찮지만 아버지가 끼는 것은 불편하다고 것이었다.

항상 바쁘고 친구들과의 잦은 술자리로 언제나 부재중이었던 아버지의 존재가 A에게는 마냥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버지와의 대화도 깊은 대화라기보단 서로 필요한 말만 하고 짧게 대답만 하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기에 아버지와 함께 하는 가족 상담이 A에겐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또한 A의 어머니 역시 아들과의 애착관계가 부부관계인 남편보다 더 강한 상태였다. 이렇듯 대부분의 가정에 소홀한 남편을 둔 아내들은 남편에게서 받지 못하는 애정과 관심을 자녀들에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도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남편들은 밖에서 친구들과, 아내들은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는 따로 따로 가족 생활이 형성 되는 것이다.

어머니의 역할 역시 너무나 중요하지만,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의 역할은 누구보다도 중요하다. 지금 시대가 다시 모계 사회가 되었다고 누구는 말하지만, 필자는 아버지가 건강한 가장으로 우뚝 서서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녀를 사랑으로 대하고, 아내와 자녀들은 그러한 아버지를 보고 억지로가 아닌 원해서 하는 순종과 존경이 담긴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이 건강한 가정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이란 배는 우선 그 배의 캡틴인 아버지가 정확한 목적지를 향하여 키를 잡았을 때, 아내와 자녀들은 그런 아버지를 따라 함께 항해하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