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양태윤 총회장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의 ‘김재준 목사 사면’ 검토에 관해 “사면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양 총회장은 지난 21일 기장총회 홈페이지에 특별기고를 싣고 ‘사면’이라는 단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양 총회장은 “김재준 목사 파면을 사면하기 위한 작업은 내심 반가운 면도 없지 않지만 때로는 용어 몇 마디에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통합총회의 진심은 알겠으나, 그 진심이 잘못 쓰인 말 한 마디 때문에 가슴 한 편에 슬픔으로 남는다. 그 용어는 바로 ‘사면’”이라고 했다.

그는 “사면이라는 말은 죄가 있는 사람을 용서할 때 쓰는 말”이라며 “김 목사에게 죄가 있다면 남들보다 50년 먼저 신학문을 접한 죄, 그리스도의 진리를 문자에 갇히지 않고 드러내려 한 죄, 더 나아가 군부독재에 썩어가는 조국을 살려 보려고 힘쓴 죄일 것”이라며 김 목사가 죄인 취급받는 것을 불쾌해 했다. 이어 “그를 사면할 수 있는 분은 오직 주님밖에 없다”며 “주 앞에서는 죄인이지만 장로교단 앞에서 죄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양 총회장은 “(통합총회가) 당시 (파면)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화합과 일치를 원한다면) 서로의 강단과 학교를 이어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며, 모처럼 일어난 장로교회의 일치에 이번 일이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통합총회 특별사면위원회는 평양대부흥 1백주년을 맞아 화합과 일치를 이루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40일간 특별사면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제37회 총회 때 파면된 김 목사를 사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12일 제1차 특별사면 심사 결과 김 목사 사면은 제외됐고 오는 6월에 있을 제2차 특별사면까지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