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아기를 안기 전에 팔찌를 벗고, 자신에게 질문한 유권자에게 대답을 하려고 연설 단상에서 내려온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10대를 만나면 안아서 들어 올리고 그의 티셔츠에 사인해준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추격 중인 미셸 바크먼(미네소타) 하원 의원이 유권자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평범한 정치인이라면 당연할 수 있지만, 강성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바크먼에게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바크먼은 미 연방정부의 채무 관련 협상에서 채무 한도 증액을 반대하라고 공화당 지도부를 압박했으며 내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겠다며 공격적인 발언을 자주 했다. 하지만, 아이오와 주에서는 바크먼의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유세 차량에서 내려와 유권자를 안고, 유권자와 춤추고, 유권자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각) 바크먼이 유권자들에게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오와 주에서 공화당 경선 주자 중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바크먼은 최근 아이오와 주에서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3차례의 공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바크먼은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후보 경쟁에 가세하더라도 바크먼이 지지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특히 아이오와 주의 정치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아이오와 주에서 바크먼이 얻는 인기의 의미는 더 커진다. 아이오와 주는 뉴햄프셔 주의 프라이머리(예비 선거)와 함께 내년 2월 초 코커스(당원대회)를 개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는 티파티와 같은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의 입김이 세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은 이런 유권자들과 정책 기조를 맞출 정도다. 또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첫 시험무대인 비공식 예비투표(straw poll)도 아이오와 주에서 오는 13일 열린다. 예비투표 결과는 대선 티켓을 보장하지 않지만, 선두 효과와 다른 후보의 기선 제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WSJ는 유권자들에게 감성적 접근을 하는 바크먼과 달리 롬니 전 주지사는 유권자들과 어색한 장면만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 예배 때 바크먼을 봤다는 크리스틴 플렉(41)은 "다른 정치인은 그렇지 않지만, 바크먼은 진짜 사람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