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기 있는 모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달인’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김병만이라는 한 키 작은 개그맨이 매주 한 분야를 정해 놓고 마치 자신이 그 분야의 달인인 것처럼 그 동안 연마한 기술을 보여주며 웃음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예컨대, ‘굴삭기의 달인’이라는 코너를 통해 굴삭기로 두부를 자르거나 굴삭기 끝에 장치한 빗으로 동료의 머리카락을 빗겨주는 미션을 시도하는가 하면, ‘원통 굴리기의 달인’이라는 코너를 통해서는 서커스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원통 굴리기’를 시도하고, 또 구르는 원통 위에 서서 선채로 줄넘기를 감행하는 그런 것입니다. 개그맨 김병만은 그런 수 많은 시도들을 통해 성공할 때는 놀라움과 감동을, 그리고 실패할 때는 신선한 웃음을 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웃음의 달인이 되어갔습니다.

작년 추석인가, 그는 ‘달인 쇼’라는 특집 방송을 통하여 그 동안 ‘달인’코너를 통해 선보였던 200여 가지의 묘기(?)중 몇 가지를 엄선하여 세상을 웃겼습니다. 트램펄린(점프하는 기구)에서 점프를 하며 뜨거운 컵라면을 먹고, 차디찬 얼음판에 앉아 팥빙수를 먹은 후 속옷 바람으로 누워있고, 커다란 어항에 들어앉아 잠수를 한 채 책을 읽고, 체조 선수들도 힘들어한다는 링 위에서 L자며 T자를 만들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웃기만 하던 사람들에게 다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블로거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김병만이 초반에 보여준 미션들을 볼 때까지만 해도 웃음만 끊임없이 나왔다. 하지만 점점 김병만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갔고 점점 지쳐가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연기가 아니었다. 끝으로 갈수록 웃음보다는 그의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지기까지 했다.”

며칠 전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그는 피겨 스케이터가 되어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챨리 채플린 분장을 하고 얼음판 위에 선 그는 점프며 스핀 그리고 밸런스까지, 그에게 주어진 모든 미션을 훌륭히 마쳐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두세 달, 평생 한번도 타본 적이 없는 스케이트를 신고 이제 익살스런 표정으로 챨리 채플린의 마던 타임즈를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되기까지, 그야말로 인대가 늘어날 정도로 연습을 하고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서까지 주어진 미션에 최선을 다한 그의 열정과 투혼에 사람들이 울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림픽 피겨 금메달 리스트 김연아 선수는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봤던 피겨 연기 중에 정말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남을 웃기기 위해 자신의 고통까지 감수할 수 있었던 사람, 그는 이제 단순히 남을 웃길 줄 아는 달인을 넘어 웃음의 장인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저와 여러분들에게 바로 이런 마음이 있어야 할 줄 믿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열정이 있는 목사, 그리고 그런 성도님들이 되실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