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3만명에 한인 70여 세대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바이셀리아시. 이곳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한인 학생이 감동적인 졸업연설을 펼쳐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인생은 롤로코스터와 같습니다. 현재 자신이 마치 정상에 올라있는 듯 하지만, 험한 인생길 가운데 바닥으로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잘 인내하면 결국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500명의 졸업생 중 유일한 한인인 정재원(미국이름 사무엘 정) 군이 바로 주인공이다. 학업성적 GPA 4.25(만점 4.5)를 받으며 최우수 졸업생으로 선발됐고, 전교학생회장(ASB President)으로 활동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정 군. 지난 6월 7일 오후, 정재원 군은 엘 디아망테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풋볼 경기장의 양쪽 스텐드를 가득 메운 축하객들 앞에서 인생을 롤로코스터에 비유하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감동스러운 대표연설이 마치자, 참석한 졸업생들은 일제히 도미노 물결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졸업연설을 하고 있는 정재원 군.

졸업식 당일 특별히 정 군의 할아버지 정기환(바이셀리아강변교회 시무장로)씨는 손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누구보다도 감격해 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가정예배를 인도하면서 손자, 손녀에게 신앙교육은 물론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기도해온 그는, "무르익어가는 결실을 기대하는 감회가 엄청난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감사로 이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정 군의 감동 연설 뒤에는 내용 검토와 스피치 스킬을 지도해 주며 남다른 손자 사랑을 보여준 할아버지 덕분이라는 후문이다.

바이셀리아 강변교회(조성호 목사) 출석 교인인 정 군은 7살 때 부모님과 함께 이곳으로 이민와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다. UC 버클리와 UCLA의 합격 통지서를 받고 최종적으로 UCLA 진학을 결정한 그는 장래 실력있는 크리스천 의사가 되어 바이셀리아 지역 발전과 한인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조성호 목사는 내내 눈물로 감격해 하는 이들 가족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교포 사회를 빛낸 가문답게 하나님의 영광이 빛나는 졸업식이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정 군의 신앙생활에 대해 "매우 겸손하다" 며 "평소 영어가 불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이민가정 어르신들을 위해 민원 서류를 봐 드린다던지 할 때, 나대지 않고 정성껏 겸손하게 섬긴다"고 증거했다. 교회 예배 후 마무리 청소는 물론이고, 각종 봉사에 솔선수범하여 교우들의 칭찬 덩어리라고.

정 군은 교내 150명으로 구성된 악기밴드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리더쉽을 배양했고, 커뮤니티 봉사에도 열심으로 나서 타인종 학생들의 모범이 됐다. 뿐만 아니라 웨스턴 요새미티 리그(CIF Valley)를 비롯해 각종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스포츠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겸비, 졸업식 당일 바이셀리아 로타리클럽에서 유망주로도 선정돼 표창장과 함께 장학금 5천불을 받기도 했다.

할머니 지갑신 권사는 "새벽재단에서 기도했을 뿐인데,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주니 그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또, 아버지 정주현 안수집사와 어머니 김정란 집사는 아들의 모습에 대견해 하며, "신앙생활을 잘 하며, 착하고 성실하게 성장해 준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