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저의 가장 깊은 기도 제목 중 하나는 앞으로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일입니다. 저 혼자만이 아니라 ‘교회개척위원회’(위원장 이상남 장로)에 속한 위원들과 함께 기도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비좁은 시설 문제 때문입니다. 전도하지 않아도 우리 교회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예배의 횟수를 최대한 늘려 놓았는데도 여전히 이쪽저쪽에서 아우성이 들립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충분한 시간 동안 사용할 공간이 부족하고, 그래서 주일에는 성인들이 따로 모여 성경공부를 할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주차 문제로 인해 봉사자들은 매 주일 고군분투를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는 없는데, 교회의 본질을 지키면서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안이 없어 보입니다. 이것이 교회개척위원회가 모일 때마다 자정까지 논의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비했지만, 아직 얻은 결론은 별로 없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의 ‘불변상수’를 확인한 것이 그래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맥클린 캠퍼스를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타이슨스 코너 개발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이 지역의 인구가 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특별히 1.5세나 2세 한인들이 더 많아질 것이므로, 그들을 위한 예배 공간으로 맥클린 캠퍼스를 그대로 지키는 것이 옳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둘째, 센터빌 캠퍼스를 시작한 것은 잘 한 일이고 지난 4년 동안 좋은 결실을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들까지 160명 정도 모이는 공동체가 되었고, 그 동안 많은 이들에게 영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맥클린 캠퍼스에 그대로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셋째, 지금과 같은 운영 체제로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담임목사가 맥클린과 센터빌을 오가면서 설교하는 방식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조만간 대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넷째, 시설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이상 새 교인을 받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에 위배된다는 것도 재확인했습니다. 교회는 은혜로운 진리의 공동체가 되기를 부단히 힘써야 하고, 그것이 실현되면 찾아오는 발길은 끊이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다 보니 해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어떤 길을 만들어야 할지, 기도할 때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교회개척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교우 여러분께 알려 드리고 또한 의견을 여쭐 것입니다. 부디,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좋은 길이 놓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먼저 걸어 길을 만들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에게는 큰 축복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5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