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신의 남은 날들의 첫 날입니다”는 인삿말이 있습니다. 인사말 치고는 깊은 의미가 담긴 말인 것 같습니다. 부담이 느껴지는 말처럼 다가오는 말이기도 하지만 곰곰히 새겨보면 틀림없는 말인게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21일을 계기로 “남은 날의 첫 날”이라는 이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보게 되었습니다. 21일이 바로 ‘패밀리 라디오’의 창설자인 해롤드 캠핑이라는 자가 주장한 세계종말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몇 주 전에 이곳의 한인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해서 관심사로 또 떠올랐었습니다. 지난 1994년 9월 6일이 지구의 종말날이라고 주장했다가 망신을 당했음에도 “제정신”을 못차리고 이번에 또 종말일을 “점”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예언이 아니라 점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성경과 예수님을 빙자해서 점을 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단 지구종말과 같은 “큰 점”은 치지 않는다 해도 우리 주변에는 앞길의 흥망과 성쇠를 점치는 잘못된 예언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한마디로 단언하건데 성경은 우리에게 앞날의 길흉을 점치듯 예견하는 예언을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예언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당신의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내용, 즉 한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판단과 살 길에 대해 대언된 메시지가 예언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자”는 앞 날을 점치듯 예견하는 사람이 아니라 죄로 어두워진 시대를 진리의 말씀으로 빛을 비추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이 바로 이 예언자들이요, 그들은 하나같이 범죄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으면 나라가 멸망당할 것이라는 심판을 “예언”했던 것입니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던 시한부 종말론적인 사이비사상이 고개를 드는 것은 시대가 힘들고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감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들은 이럴때 일수록 하나님의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믿음 안에 거해야 합니다. 사실 지구의 종말은 나 한 사람이 이 지구를 떠날 때가 종말을 고할 때입니다. 그리고 각 사람들에게 이 때가 언제인지는 본인을 포함해서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성경적인 종말론적 사상은 오늘이 나의 남은 날들의 첫 날이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겸허한 생각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내일이 또 내 남은 날의 첫 날이라면 내일 오늘을 뒤돌아보면 오늘은 내일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좀 헷갈리시지요?

사실 이 시대가 영적으로 헷갈리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만히 있는게 좋습니다. 빙빙돌 때 걸어다니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건강한 교회에서, 건강한 가르침을, 건강한 교우들과 나누며, 있는 그곳에서 진리의 빛을 비추어 어둔 죄악세상을 밝게 비춘다면 여러분은 진정 바른 종말론적 삶을 살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남은 생애의 첫 날이자 또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이 또 오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