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일 큰 뉴스는 두 정치적 거물의 스캔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현직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가 호텔에서 방 정리를 위해 들어온 여직원을 성추행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현직 프랑스 대통령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로 유능한 정치인이자 경제 전문가였습니다. 그 같은 거물이 어떻게 이렇게 초라하게 몰락할 수 있는지, 놀라움과 함께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또 한 사람은 영화배우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인물에 관한 뉴스였습니다. 케네디가의 공주를 아내로 둔 그가 수년간 아내 몰래 가정부와 불륜의 관계를 맺었으며 그 사이에 아이까지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제목 ‘터미네이터’(끝장내는 사람)의 뜻 그대로 그는 화려한 결혼 생활을 끝장내었습니다.

이 뉴스가 준 충격을 소화하면서 저는 ‘과연 한 사람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분리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프랑스는 그 어느 나라보다 정치인의 사적 영역에 대해 너그럽다고 합니다. 정치인의 역량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공적 영역만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적 영역에서는 어떻게 살든 공적 영역에서 자기 책임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래 전,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라는 인턴 직원과 스캔들을 일으켰을 때에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같은 질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대통령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면, 침실에서의 문제는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습니다. 도덕적으로 깨끗하지만 정치적으로 무능했던 카터보다는 도덕적으로 흠이 많지만 정치적으로 유능한 클린턴을 국민이 원했습니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논리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은 이 논리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의 부정한 사생활을 관리하면서 공적 영역에서 탁월성을 나타내지만, 거기에는 항상 한계가 있습니다. IMF 총재의 경우처럼, 사적 영역에서의 타락이 공적 영역에서의 모든 공적을 한순간에 삼켜 버립니다. 설사, 다른 사람의 눈에 발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불일치로 인해 본인 자신과 그 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심한 고통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 부도덕하게 살고 있다면, 그 영향이 그의 공적 생활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에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두부 모 자르듯 나눌 수 없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책의 제목처럼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신앙인들에게는 이 질문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는 사람에게서 영광을 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영광을 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