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야구 선수 중에 양준혁이란 선수가 있습니다. 18년간 한국의 프로리그에서 통산 3할 1푼 6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최다 타점, 최다 득점, 최다 사사구 등등, 도루를 제외한 모든 중요 타격 부문의 최고기록을 자신의 것으로 갈아치운 아주 걸출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 선수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런 화려한 기록을 가능케 한 그의 특별한 재주에 있지 않습니다. 야구를 향한 그의 진정성, 오히려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사람들이 그를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사나이’라 부르는 이유일 것입니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단 한번도 1루를 향해 설렁설렁 뛰어 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다 죽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나는 늘 온 힘을 다해 1루를 향해 뛰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뛰면 일년에 3개내지 4개의 안타를 더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3개 내지 4개의 안타는 때때로 2할 9푼 9리의 선수가 될뻔했던 그를 3할 대의 타자로 만들어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타자에게 있어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고 했습니다. 저는 양준혁 정도면 2루타 이상의 장타만을 의미 있는 것으로 여기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는 언제나 1루를 마음에 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진정한 프로라면,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막연하게 대통령이 되고, 과학자가 되고, 또 장군이 되기를 꿈꿨던 그런 철없던 마음의 잔재들을 털어버리고, 이젠 1루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곳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 도시를 하나님께 돌이킬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 내게 주어진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 부활의 영광을 소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 내게 주어진 십자가를 피하지 않는 사람, 오늘 내게 주어진 작은 것 하나 하나마다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그런 진정성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언젠간 저도 3할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