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한국교회를 ‘보수’로 분류한다. 교세의 폭발적 성장을 이룬 한국교회는 대부분 사회보다는 개인의 구원을 강조했고, 정치적 현안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장로교회가 한국교회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고 진보적 교회가 없는 건 아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를 비롯한 몇 개의 교단들이 그들만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며 한국교회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다수의 보수적 교회와 소수의 진보적 교회가 서로 긴장을 유지하며 공존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김명용 교수는, 한국교회의 이러한 성향이 바로 신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박사) 제39회 세미나를 통해, 신학적 관점에 따른 한국교회의 유형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먼저 “바른 교회는 바른 신학에서 시작된다”며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은 보수적 근본주의 교회를 만들었고, 진보적 급진주의 신학은 진보적 급진주의 교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을 가진 교회(이하 보수교회)와 진보적 급진주의 신학을 가진 교회(이하 진보교회)의 장·단점을 차례로 분석했다.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많은 영역에서 공통점
우선 김 교수에 따르면 보수교회는 ▲성서를 사랑하고 성서의 권위에 복종하며 ▲다른 성향의 교회보다 상대적으로 덜 세속화되고 경건 생활에 힘쓴다. 또한 ▲영혼구원을 교회의 최대 과제로 삼고 전도에 힘쓴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성성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근본주의적 축자영감설은 성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경시할 위험이 있고 ▲WCC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한국교회를 분열시킨 과오를 범했으며 ▲지난 날 교회의 역사적 책임에 실패한 결정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김 교수는 “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가진 고신측과 합동측, 그리고 통합측이 대부분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전통 위에서 목회를 수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통합측은 이러한 전통에 상당한 변천을 겪었다. 에큐메니칼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에큐메니칼 신학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는 통합측 신학은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 전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과거의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을 문자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교회와 신학자들은 많지 않다. 다수의 교회와 신학자들이 20세기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된 복음주의 신학의 옷을 입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 두 개의 신학은 모두 반에큐메니칼적 신학이고 성서의 무오성을 강조하며, 타종교에 배타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대단히 많은 영역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는 주류 보수와 소수 진보의 양극화
이어 김 교수는 진보교회의 장·단점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진보교회는 ▲교회를 역사책임적 교회로 만들었으며 ▲성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본격적으로 열었고 ▲교파신학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에큐메니칼적 신학을 추구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사회참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복음을 상실할 위험을 갖고 있고 ▲성서를 넘어서려고 하는 대단히 위험한 경향을 나타내며 ▲전반적으로 좌파적 성향이 강하거나 사회학적 분석과 해답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단점을 가진다.
김 교수는 “이 신학전통은 오늘날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이어 받고 있으며, 감리교 출신인 윤치호와 김재준 두 사람이 이 신학전통의 초석을 놓았다”며 “이들의 목회가 교회성장을 가져오는 데는 크게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70년대부터 한국의 민주화와 사회정의, 인권회복을 위해 투쟁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데 큰 몫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교회의 장·단점들을 분석한 김 교수는 “그 어떤 유형의 신학과 교회도 바른 신학이고 바른 교회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나름대로의 장점들은 있지만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며 “바른 신학과 교회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오늘의 한국교회의 신학적 전통과 교회의 유형들 속에 나타나고 있는 장점들은 흡수하되 단점들은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와 함께 발제자로 나선 감리교신학대학교 김홍기 총장도 한국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난 196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는 기간을 ‘복음의 양극화 시대’라고 정의했다.
김 총장은 “1960년 4·19 학생혁명이 터지면서 한국교회는 각성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인의 사회적 무관심과 수동적 태도를 회개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이러한 진보적 사회참여 내지 사회적 성화운동은 개인적 성화만을 강조하는, 경건주의에 익숙한 보수적 기독교인들에 의해 박해를 받아왔다. 한국교회는 개신교 주류파인 경건주의와 소수파인 사회참여신학이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교회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김 교수와 김 총장 외에도 강원돈 박사(한신대 교수)가 ‘윤리적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의 현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 한국 개신교가 직면한 신뢰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역과 교회의 실천을 갱신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에 민주적 교역 리더십과 전문적 윤리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급하고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김명용 교수는, 한국교회의 이러한 성향이 바로 신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박사) 제39회 세미나를 통해, 신학적 관점에 따른 한국교회의 유형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먼저 “바른 교회는 바른 신학에서 시작된다”며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은 보수적 근본주의 교회를 만들었고, 진보적 급진주의 신학은 진보적 급진주의 교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을 가진 교회(이하 보수교회)와 진보적 급진주의 신학을 가진 교회(이하 진보교회)의 장·단점을 차례로 분석했다.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많은 영역에서 공통점
우선 김 교수에 따르면 보수교회는 ▲성서를 사랑하고 성서의 권위에 복종하며 ▲다른 성향의 교회보다 상대적으로 덜 세속화되고 경건 생활에 힘쓴다. 또한 ▲영혼구원을 교회의 최대 과제로 삼고 전도에 힘쓴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성성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근본주의적 축자영감설은 성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경시할 위험이 있고 ▲WCC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한국교회를 분열시킨 과오를 범했으며 ▲지난 날 교회의 역사적 책임에 실패한 결정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김 교수는 “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가진 고신측과 합동측, 그리고 통합측이 대부분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전통 위에서 목회를 수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통합측은 이러한 전통에 상당한 변천을 겪었다. 에큐메니칼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에큐메니칼 신학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는 통합측 신학은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 전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과거의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을 문자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교회와 신학자들은 많지 않다. 다수의 교회와 신학자들이 20세기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된 복음주의 신학의 옷을 입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 두 개의 신학은 모두 반에큐메니칼적 신학이고 성서의 무오성을 강조하며, 타종교에 배타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대단히 많은 영역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는 주류 보수와 소수 진보의 양극화
이어 김 교수는 진보교회의 장·단점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진보교회는 ▲교회를 역사책임적 교회로 만들었으며 ▲성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본격적으로 열었고 ▲교파신학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에큐메니칼적 신학을 추구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사회참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복음을 상실할 위험을 갖고 있고 ▲성서를 넘어서려고 하는 대단히 위험한 경향을 나타내며 ▲전반적으로 좌파적 성향이 강하거나 사회학적 분석과 해답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단점을 가진다.
김 교수는 “이 신학전통은 오늘날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이어 받고 있으며, 감리교 출신인 윤치호와 김재준 두 사람이 이 신학전통의 초석을 놓았다”며 “이들의 목회가 교회성장을 가져오는 데는 크게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70년대부터 한국의 민주화와 사회정의, 인권회복을 위해 투쟁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데 큰 몫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교회의 장·단점들을 분석한 김 교수는 “그 어떤 유형의 신학과 교회도 바른 신학이고 바른 교회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나름대로의 장점들은 있지만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며 “바른 신학과 교회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오늘의 한국교회의 신학적 전통과 교회의 유형들 속에 나타나고 있는 장점들은 흡수하되 단점들은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와 함께 발제자로 나선 감리교신학대학교 김홍기 총장도 한국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난 196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는 기간을 ‘복음의 양극화 시대’라고 정의했다.
김 총장은 “1960년 4·19 학생혁명이 터지면서 한국교회는 각성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인의 사회적 무관심과 수동적 태도를 회개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이러한 진보적 사회참여 내지 사회적 성화운동은 개인적 성화만을 강조하는, 경건주의에 익숙한 보수적 기독교인들에 의해 박해를 받아왔다. 한국교회는 개신교 주류파인 경건주의와 소수파인 사회참여신학이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교회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김 교수와 김 총장 외에도 강원돈 박사(한신대 교수)가 ‘윤리적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의 현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 한국 개신교가 직면한 신뢰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역과 교회의 실천을 갱신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에 민주적 교역 리더십과 전문적 윤리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급하고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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