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심심치 않게 있어 온 시한부 종말론이 최근 미국에서 또다시 등장해 사람들을 미혹시키고 있는 데 따라 현지 교계 지도자들이 기독교인들의 현명한 대응을 요청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소재한 단체 ‘패밀리 라디오’의 설립자인 해롤드 캠핑(89)은 ‘최후 심판의 날’인 올해 5월 21일 이제껏 없었던 대지진이 일어나고 휴거가 발생하며, 이로부터 5개월 뒤인 10월 21일 종말이 도래한다고 주장해 왔다.

캠핑은 올해 초부터 패밀리 라디오를 중심으로 ‘최후 심판의 날’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여 왔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잇따르고 있는 대규모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인해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미국뿐 아니라 남미에서도 상당수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학교 또는 직장을 그만 두거나 저축해 둔 모든 돈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는 보도했다.

또 뉴욕에서는 60세의 한 노인이 평생 모은 14만 달러(약 1억5천만 원)를 시내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에 ‘최후 심판의 날’을 알리는 광고를 내는 데 모두 기부하는 등의 사례도 발생했다.

한편 캠핑은 앞서 1994년 9월 6일이 ‘최후 심판의 날’이며 이날 휴거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날짜를 잘못 계산했다”고 해명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핑은 날짜를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을 통해 도출해냈다고 밝히고 있다.

현지 교계 지도자들은 5월 21일이 다가오면서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혼란에 대해 우려하며, 캠핑의 주장은 “아무런 성경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미혹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남침례신학교 R. 앨버트 몰러 Jr. 총장은 “기독교 교회는 이러한 잘못된 가르침을 예전부터 봐 왔다. 이러한 황당무계한 주장들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본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분부하신 모든 것들을 행하는 데 충실히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민스터신학교 W. 로버트 갓프리 총장은 “캠핑의 주장에서 가장 큰 오류는 그리스도 없는 심판만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이단에 가까운 것으로 기독교인들은 이를 잘 분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