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아브라함은 이삭을 모리아 땅에 있는 한 산에서 번제로 드리기 위해 브엘세바에서 삼 일 걸려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창 22:4). 브엘세바에서 예루살렘 모리아 산까지 거리는 약 38마일 (60km)이다. 아브라함이 부지런히 걸으면 이틀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아들을 번제로 드리러 가는 그 길을 아브라함은 급한 소식을 전하는 전령처럼 서둘러 걷지 않았다 (창 22). 약 40마일에 이르는 이 길에 대해 아브라함은 할 수만 있다면, 400마일로 늘려 걷고 싶은 길이었을 것이다.

야곱은 형 에서와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얻었다. 이에 분노한 형 에서를 피하여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한 곳에 이르러 해가 진지라. 거기 유숙하려고 그곳의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자더니 . . .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하였던 돌을 가져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창 28:10-19).” 브엘세바에서 베냐민 산지의 벧엘까지 거리는 약 50마일 (80km)이다. 야곱처럼 혼비백산하여 부지런히 걸으면, 삼 일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예수님은 갈릴리를 떠나 몇 차례 예루살렘을 여행하셨다. 주로 요단강 동편을 이용하셨지만, 사마리아를 통과하신 적도 있다. 갈릴리에서 수로보니게 지방을, 또는 가이사랴 빌립보를 방문도 하셨는데 예수님께서 이용하셨던 모든 여행 길과 그 길의 형편, 그리고 거리를 자세히 안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 여행하셨는지를 알 수 있다.

이 글은 고대에 먼 길을 떠났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속도로 여행했는지 그리고 타는 짐승이나 탈 것을 이용해서는 어느 정도 먼 거리를 여행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정리하였다.

지역과 도로의 형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걸어서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는 약 20마일이다. 수메르 왕인 슈기(Shuggi)는 걸어서 니푸르(Nippur)에서 우르(Ur)까지, 편도 약 100마일의 거리를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심한 우박까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왕복 약 200마일을 하루에 걸었다는 고대의 기록은 상당히 과장되었다. 페르시아 시대에 평민은 왕의 도로 (Royal Road)를 하루에 약 18마일 걸을 수 있었다. Persplois에서 에게해 연안까지 페르시아 제국 전체를 횡단하는데 약 3개월이 걸렸다. 요세푸스는 갈릴리 호수의 남쪽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까지 약 65마일의 거리를 걸어서 3일, 말을 타고 갈 때에는 2일이 걸린다고 기록하였다.

말이나 노새(mule)을 타고 여행하는 것은 속도가 빨랐다. 일반적으로 말이나 노새는 평지를 기준으로 한 시간에 3마일을 갈 수 있다. 길이 험하지 않으면 하루에 약 25-30마일을 갈 수 있었으며, 전령은 그 보다 먼 거리를 갈 수 있었다.

낙타는 하루에 약 500-1,000파운드의 짐을 싣고 약 25마일을, 심지어 3일간 물을 마시지 않고도 계속 걸을 수 있었다. 필요에 따라 하루에 60마일을 걷는 것도 가능하다.

마차와 전차를 이용하면 하루에 25-30마일은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비록 길이 험할 지라도 급하면 40-45마일까지 갈 수 있었다. 주전 51년 그리스의 철학자, 정치가, 법률가였던 키케로(Cicero)는 하루에 24마일의 속도로 여행하였다. 나중에 로마 시대가 시작되면서 도로가 포장되어 마차를 이용한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Toulouse에서 carcassone까지 거리는 약 62마일인데, 일반적으로 2일이 걸렸다. 첫 날에는 29마일, 두 번째 날에는 33마일을 달렸다. 이 도로에는 두 곳의 숙소가 있었다.

전령의 경우는 더 빨리 왕래하였다. 바벨론의 함무라비는 전령들에게 더 빨리 소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다. 그래서 함무라비 전령은 바벨론에서 Larsa까지 120 마일을 밤 낮으로 달려 이틀 걸렸다. 하루에 약 60 마일을 여행한 셈이다. 페르시아의 왕실 전령은, Persepolis는 Sardis까지 약 1,560마일에 이르는 포장된 왕의 도로 (Royal Road)를 하루에 약 170마일씩 달려 9일 걸렸다. 미국 초기 개척 시대에도 포니 엑스프레스(Pony Express)로 잘 알려진 초창기 우정 사업 (postal service) 때에는 약 15마일마다 다른 말을 준비하거나 탈 것을 예비해 두어 소식을 빨리 전달하였다. 로마 정부에 속한 전령은 말이나 탈 것을 이용하여 한 시간에 약 5마일을 달렸으며 하루에 50마일 정도를 갈 수 있었다. 특별한 소식을 전할 전령은 한 시간에 10마일을 여행했으며, 로마의 고대 역사적인 문헌에 하루 중 가장 길게 여행한 거리는 144마일이나 되었다.

군대는 일반적으로 약 14-15마일 속도로 행진하였다. 투트모세 3세는 이집트 실레(Sile)를 출발 가사(Gaza)까지 약 150마일을 9-10일 걸렸는데 이는 하루에 약 11-12마일을 걸은 것이다. 그리고 가사(Gaza)에서 샤론 평야 북쪽에 위치한 야함(Yaham)까지 75마일 거리를 11-12일 걸렸는데, 그 이유는 많은 전쟁을 치르며 행군했기 때문이다. 전쟁을 하며 행진한 거리는 하루에 약 6-7마일이었다. 알렉산더 군대는 속도에 매우 유명하였다. 하루에 달릴 수 있는 평균 속도는 약 18-20마일이었다. 특별한 경우에는 하루에 45마일까지 행군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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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목사(멤피스장로교회)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