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돌아가신 모친을 생각할 때마다 늘 마음이 찡해 온다. 특히 5월의 어머니 날을 맞이하면서 그 추모의 마음이 간절해 진다. 모친께서는 날 위해서 얼마나 많은 기도를 해 주셨는지 모른다. 내가 목회자의 길을 가겠다고 결정했을 때 가장 기뻐하셨다. 나이가 드셔서 나와 같이 사시자고 권유하여도 내 목회에 짐이 된다고 완곡하게 거절하셨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못쓸 병에 걸려 몇 년을 고생하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었다. 모친을 여의고 난 몇 달동안 나는 말 할 수 없는 허무감에 빠져 들게 되었다. 어머니의 잔상을 잊어 버리려고 몸부림 쳤지만 내 마음에 슬픔이 파도처럼 몰아쳤다. 목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정도의 마음에 고통이 찾아왔다. 아버님의 소천 때에는 이렇게 까지 마음이 녹아들지 않았는데 모친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어느 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다. 모친의 미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달라고 매달리며 기도하였다. 그런데 모친이 내게 어느 날 꿈 가운데 “ 너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비전이 있지 않느냐? 그것을 계속 행하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나의 모든 슬픔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그 비전을 붙들고 남은 내 인생 그 비전에 올인하기로 결단하면서 내 마음에 다시 한번 소망이 피어났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슬픔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게 되는 치유가 찾아왔다.

모친이 깨우쳐 준 하나님의 비전은 바로 전 세계를 다니면서 목회자를 훈련시키라는 선교 의 비전이었다. 선교지를 다니면서 현지 목회자의 리더십과 영성을 훈련 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교회를 현지에 잘 지어주고 재정적인 후원을 한다고 해도 그 현지 목회자들이 바로 서지 못하는 한 그 교회들이 성공적인 사역을 해 나갈 수가 없다. 그들의 영성과 리더십의 훈련은 그 교회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내게 리더십 훈련이라는 은사를 주셨다. 리더십에 관한 책도 두 권 출판하였다. 그리고 여러 나라와 지역을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권의 지도자들에게 리더십 훈련을 계속할 수 있는 은혜를 주었다. 그러면서 현지 목회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프리카 케냐, 에디오피아로부터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 그리고 중남미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수없는 현지 목회자들을 만나 울고 웃으며 그들에게 지도자 훈련을 시키고 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비전으로 이 사역을 감당할 때마다 기쁨과 열정으로 감당하고 있다. 몇 년 전 부터는 몇 몇 분들이 이 일을 위해 귀한 헌금을 해 주고 계신다. 그래서 보다 다양한 지역으로 다니면서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니카라과에서 약 500명의 목회자들을 훈련시키며 좀 더 그들의 목회 상황에 맞는 목회자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몇 몇 목회자들과 함께 사역하고 돌아 왔다.

이러한 초 문화적인 사역자 훈련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화적이며 목회적인 상황 변수가 우리가 목회하는 현실과 너무나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목회하는 교회와 씨름하는 목회 대상인 교인들은 동질적인 인간과 하나님의 교회이기에 똑같은 문제들, 동일한 영적 전쟁들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의 목회 서신서, 그리고 사도행전은 어디에나 적용되는 동일한 선교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목회자의 리더십 훈련을 위해서 보다 체계적인 커리큐럼을 기획하고 현지 목회 실정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들과 교안을 심층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하고자 한다. 이 현지 목회자 훈련을 위해 마음을 같이하는 동역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라고 확신한다.

모친께서 내게 깨우쳐 주신 하나님의 비전, 그것만이 영원하고 그것만이 나를 계속해서 전진게 하고 열정을 갖게 하는 하나님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