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본국에서 열린 칼빈대학교 이사회에서 총장 직무대행에 김재연 목사(세계비전교회)가 선임됐다. 김 목사는 칼빈대 설립자인 김윤찬 목사의 아들로, 9일 오전 한국행 비행기로 출발했다. 앞으로 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보게 되며, 이를 잘 수행하면 9~10월께 총장직에 올라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본지는 8일 김재연 목사를 만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칼빈대 총장 직무대행에 선임되셨는데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하나님이 부르시니까 주의 종은 가야하는데, 그 동안 기도제목 중의 하나였지만 그 자리가 나에게 주어지리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고국에 너무 유명한 분들이 많아서, 제가 할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갑자기 밤 10시에 고국에서 여러 사람에게 전화가 와서, 감사와 감격과 기쁘기도 했지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이 교회(세계비전교회)를 20여명이 모여서 24년 전에 개척해서 기적의 역사를 거듭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교회 구석구석 기도와 눈물과 땀이 흘리지 않은 곳이 없고, 큰 교회를 이룩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험과 시련과 고통의 일들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교회 부지 크기가 12에이커이고, 주변에 고급 주택단지가 형성돼 있고, 노스리지 포터랜치에 교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예배당은 1600석으로 식당에는 800명까지 식탁을 놓고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칼빈대학 설립자인데 하늘나라 가신지 16년이 되었습니다. 막내아들인 제가 대학에 가게 된 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인 것을 믿습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딨겠습니까. 남들은 흉내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같이 학교에 소속되었으면 문제가 다를텐데, 미국에 41년 동안 있었는데 고국에서 불러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당연히 가야 되겠다는 마음이지만, 교인들과 너무 끈끈한 정이 들었는데, 교회를 내려놓고 가니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

-교회 목회하고 대학 운영은 다른데, 특별히 대학에서 어떤 경험이 있으신지요?

"대학 경영은 해보지 않았지만, 제가 장로 출신의 목사입니다. 장로였을 때 비즈니스를 했었고, 예전에 UC 얼바인에서 바이블 스터디를 8년 넘게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에 5-6명 학생들로 시작해서 120명으로 불어났었고, LACC에서 15년 동안 바이블 스터디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르친 자들 중에 후배 목사들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칼빈신학교에서 특강도 했었고, 개강집회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어 생소하진 않습니다.

언젠가 대학에서 일을 하리라는 소망이 있었는데 꿈이 현실화된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을 보면 마치 백지 같아 순수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좋습니다. 대학에 헌신하는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면 했는데 이제 이뤄질 것 같습니다.

교회 목회하기 전인 24년 전에 캠퍼스 선교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제가 칼빈대학교에 장학금도 주고,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 학생들을 1년에 두 달 동안 인턴십으로 미국에 오게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도록 해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각오가 있다면요.

"저희 교회는 1년 365일 새벽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새벽기도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기적의 응답을 받은 체험이 많기 때문에 별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맨으로서 성공해봤고 누릴 것을 다 누려봤기 때문에, 이제 학교에 헌신해서 충성하겠다는 마음밖에 없습니다.

보통 학교에서 유명한 총장들이 자기의 명예나 권위를 내세우기 쉬운데 저는 새벽을 깨우는 총장이다라는 별명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칼빈대가 기독교정신 아래 세워진 학교이니 엎드려 기도하는 총장의 이미지를 심어줘야겠다는 각오입니다.

두 번째는 칼빈대학을 세계화 시킬 것입니다. 선교 대학원을 신설해서 그 안에 체육선교와 찬양과 율동 선교 부문을 증설해서 학교를 발전시킬 것입니다.

학교를 세계화 시키기 위해서 앞으로 미주 지역에 분교도 만들어서 한국과 미국을 오고 가면서 교수 교환도 하고, 미국의 풀러대학이라든지 웨스트민스터대학 등 유수의 대학들과 교환 교수도 했으면 합니다. "

-이번에 칼빈대 교과부 감사결과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교에 법이 있는 것인데, 항상 학교 법을 따라서 공정하게 처리하면 조금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교수 임용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공개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설립자 아들로서 학교 현 사태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총장들이 와서 학교의 발전만을 위해서 전적으로 헌신해주면 좋은데 유명하신 분들이 대학만 맡는 것이 아니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전체 역량이 100이라면 칼빈대학에 투자하는 역량이 30밖에 안되니 안타까운 것이죠. 제가 부름을 받은 상황으로 그 학교를 위해서 올인(All In)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떤 수순을 밟아가는 것입니까?

"교과부 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사회와 잘 의논해서 단계별로 밟아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길 바라야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