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사진)의 사망을 두고 미국 기독교인들은 이를 지나치게 반기며 즐기기보다는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 복음의 전파를 위해 더욱 기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미 교계가 당부했다.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SBC)의 해외선교국(IMB)는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서 해외에 나가있는 선교사들로부터 메시지가 이어졌다며, 이들은 본국의 교인들을 향해 “그의 죽음을 요란하고 시끄럽게 기뻐하기보다는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될 수 있게 무릎을 꿇고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SBC IMB는 이슬람권을 포함해 전 세계에 5천여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SBC IMB 부국장인 웬디 노벨 목사는 “그 누구의 것이든간에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것을 겪으면 위안과 인생의 해답을 위해서 신앙을 찾게 된다”며 “빈 라덴의 죽음 역시 많은 이들로 하여금 안전하고 분명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에 대한 추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안전에 대한 필요가 있을 때야말로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예수 그리스도의 화평의 복음을 전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현지 시각으로 1일 밤, 미군이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확인이 있은 이래로 미국은 축제의 분위기로, 워싱턴DC와 뉴욕 등지에서는 거리로 쏟아져나온 시민들이 함께 기뻐하며 미국의 승리를 축하하는 장면들이 언론들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 교계는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교회와 교인들에게 보다 조심스러운 반응을 촉구하고 있다. 노벨 목사는 “미국 내의 미국인들과 기독교인들은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인들과 기독교인들과 종종 동일시된다”며 “무슬림의 죽음을 두고 환호하며 노래하며 ‘USA’를 외치는 모습은 미국과 기독교에 그렇게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벨 목사는 또한 이런 모습들이 미국 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보복 행위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을 향한 보복을 감행하겠다는 선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현재 뉴욕시는 이미 8백만 시민들을 위해 테러 특별 감시에 나선 상태이며, 캘리포니아 등 타 지역에서도 공항 보안 강화에 돌입했다.

노벨 목사는 한편, 해외에 나가 있는 교인들에게도 “떠들썩한 기념 행사나 모임을 자제하고 이런 자리들을 되도록 피할 것”을 주문함과 동시에, “여러분이 살고 있고 일하고 있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좋게 지속해나가 달라”고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