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최근 교회 관련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교회는 1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목사님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순복음선교회와 국민문화재단, 실업인선교회 등 교회 관련 기관에서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조 목사의 이사장 사임 수용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순복음선교회다. 순복음선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20개 제자교회의 행정, 인사, 재무 등을 총관리하는 교회의 최고 행정기구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그동안 원로목사님은 교회 앞으로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임서를 보내와 3차례나 재고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렸다”면서 “심지어 당회에선 ‘조 목사님이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을 맡아 달라’고 결의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럼에도 교인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1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원로목사님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고 53년 목회사역을 잘 이어가자는 쪽으로 입장을 모으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종태 장로부회장도 “알려진 바와 달리 1일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표 수리 찬반 투표나 의결은 없었다. 다만 ‘복음전도 사역에 평생을 헌신하신 원로목사님을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고 전체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교회의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에 참석하는 회원 중 대표성을 지닌 인사로 구성된 결의조직이다.

조 목사는 지난달 22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며 교회 관련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 서면으로 국민일보 회장과 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국민문화재단은 일단 조 목사의 사표를 반려하기로 했다.

교회 관계자는 “조 목사님은 현재 순복음선교회 이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나머지 직책도 내려놓고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해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사역에만 전념하시겠다는 뜻을 갖고 계시다”고 귀띔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는 지난달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조 목사에게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을 맡도록 요청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