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죽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입니다. 그래서 진시황은 불로초를 얻으려고 했고, 그래서 지금도 무병장수한다는 광고에 약은 불티나듯 팔립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 죽음은 필연입니다. 죽음은 누구도 피해가지 않지요. 그러니 사실 죽음은 잘 다루어야 하는 보석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이 죽음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생명(生命)을 알아야 합니다. 생명을 아는 것이 죽음을 잘 다루는 길입니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게는 생명이 없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응애~ 하고 울 때에 우리 인간 모두에게 주어진 것은 생명이 아니라 사망입니다. 그날부터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씩 사망을 향해서 다가갈 뿐입니다.

부활절을 맞아 곳곳에 백합화가 만발합니다. 그 중에는 화분에 심겨져서 꽃을 피운 백합도 있고, 잘 잘라서 화분 속에 담긴 백합도 있습니다. 둘 다 아름다운 백합화이지만, 하나는 뿌리가 있고 하나는 뿌리가 없습니다. 하나는 살아있지만 하나는 이미 죽은 것입니다. 화병에 담긴 꽃을 생화(生花)라고 하지만, 날 생자(生)를 뿌리 없는 꽃에 갖다 붙이는 것은 어색할 뿐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때 우리는 모두 다 심장이 뛰고, 그래서 생명이 태어났다고 해서 탄생(誕生)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비록 심장은 뛰고 있어도 결국은 뿌리가 없는 꽃과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나자 마자 죽기도 하고, 길면 70-80년 가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망을 향해서 모두가 걸어갈 뿐입니다.

아담 이후로 모두가 다 이 사망을 품고 태어납니다.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를 살면 하루 더 사망에 가까워질 뿐입니다. 그리고 이 사망을 담기에 적합한 그릇이 흙으로 만들어진 육신의 삶입니다. 사망은 썩어질 것이고, 썩어질 것은 흙으로 만든 인생 그릇이 적합합니다.

생명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서 생명은 없습니다. 그 생명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금 나타났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생명으로 사셨고, 하나님의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14:6)

아담 이후로 모두가 다 죄에 물들어버렸고 누구도 하나님과 화목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은 그런 우리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금 하나님과 화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길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하나님의 생명을 씨앗의 형태로 심어주십니다. 그래서 이제 다릅니다. 겉으로 보면 예수 믿는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다 살았고, 생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경적인 관점으로 보면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만이 생명이 있는 살아있는 사람들입니다.

뿌리가 있는 백합과 뿌리가 잘려 화병에 담긴 백합꽃이 다르듯이, 비록 심장이 뛰고 있다 해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생명을 담고 있는 인생과 그렇지 않은 인생은 뿌리 있는 꽃과 뿌리 없는 꽃만큼 다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생명이 내 안에 있으면 – 내게 생명이 있는 것이고, 이 생명은 영원한 것이고 – 그래서 하나님의 눈에 나는 산 사람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고, 산 자의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누가 20:38)

성경은 오직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있는 자만이 산 자라고 말합니다. 심장이 뛰고 호흡한다고 해서 다 산 자가 아닙니다. 심장이 멈추고 호흡이 끊어졌어도, 그 삶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있었다면 그는 하나님 안에서 영원히 산 자입니다.

육신을 쫓는 우리의 삶은 영원히 썩지 않을 생명을 담기에는 부적합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담으려면 결국 언젠가는 이 부적합한 육신의 그릇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어야만 합니다.

부활은 따라서 영원한 그 생명에 적합한 그릇으로 우리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나사로처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닙니다. 나사로는 다시 흙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부활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부활은 흙 속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하늘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 속에 생명의 씨앗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내는 것은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의 씨앗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과 깊은 교제를 나누십시오. 그분과 하나가 되십시오. 그분만을 사랑하십시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담고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부활의 꽃을 피워내십시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