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문제는 큰 교회가 다 저질러놓고 사과는 우리가 하고 있다. 물론 책임을 통감하지만 허탈한 마음만은 어쩔 수 없다.”

한 개척교회 목사의 푸념 아닌 푸념이다. 지상파 방송과 일간지 등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교회 내 부정적 뉴스들을 다루면서 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일선에서 전도자로 사람들과 대면하는 개척교회 목사들은 더더욱 고개를 들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노량진에 꿈이있는교회를 개척해 목회 중인 신봉식 목사는 “전도를 하다 보면 교회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럴 때면 먼저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특히 재정 문제와 관련해 교회가 투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회와 목회자를 믿지 못하는 인식이 팽배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봉천동에서 5년 전 새소망교회를 개척한 서만석 목사도 “교회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교회가 더 깨끗해야 하는데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며 “그럼 할 말이 없다. 우선 사과한 뒤, 그런 모습은 일부 교회들에서 일어나는 것일 뿐 대부분 교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한다”고 털어놨다.

경기도 안양에서 교회를 개척한 K 목사는 얼마 전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교회 주변에서 사람들에게 전도지와 함께 일회용 휴지를 나눠주던 중 길을 지나던 한 사람이 교회 비리를 폭로한 한 잡지를 들어보이며 이런 전도지는 절대 받아선 안 된다고 소리쳤다는 것. 순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돼 K 목사는 급히 그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일부 교회 문제로 내가 이런 일까지 겪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며 “그러나 복음을 전하며 받는 핍박과 고난은 하나님의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개척교회 목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다. 꿈이있는교회 신 목사는 “교회 문제들이 많이 드러나지만 어차피 목회자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만을 보며 살아가는 것”이라며 “좌절하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주님의 뜻을 생각한다”고 했다.

새소망교회 서 목사 역시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그들에게 더욱 다가가려 한다. 먼저 인사하고 거리 청소도 한다”고 했다. 서울 신수동 예수향기교회 김동석 목사는 “어떤 면에선 한국교회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바로잡아 주실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고양의 열방교회 정태경 목사도 “나빠진 교회 이미지 때문에 전도가 어렵지만 그래도 내가 만나는 한 사람의 영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결국 구원은 하나님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교회언론회가 지난 1월부터 3월 23일까지 기독교와 관련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10개의 일간지 인터넷 기사를 분석한 결과, 63%가 부정적인 기사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