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軒鏡 최윤환]로린 마젤과 수트 3

시작부터 나는 平靜을 안고 있었어
순수한 가족이니까
그 이상, 복잡스런 얼키임은 거부 하는 게 편했으니까

아직은 섣부른 안정을 조심스레
얇은 유리병처럼 안고
필요 이상의 언어들을
솜사탕 같이 떠들었던 것 같아
잠시 조용한 시간이 흐르고

피콜로.. 컨트라베이스..
혼.. 바순.. 오보에.. 플룻..
첼로.. 봐이어린..

사이로_ 서걱 서걱 걸어 나오는 노인_
그랬어.. 조금은 흐느적거리는 몸짓
가끔씩, 왼 팔을 뒤 안전 틀에 기대고서
노련한 오른 손으로 휘젓는 컨턱트

차이커프스키 수트 3. 은
가볍지 않은 씸포니 무게로
흘러가고 있었어
...

익숙한 분위기로 청중들의 흡입된 거만함
다시 차이커프스키의 씸포니 4_ 로..
3악장이 챤 챤 거리면서
우아한 선 음계를 오를락 거리는
얼마 동안의 마음 타고 저며 갔는데

로린 마젤
쓰러지는 듯, 조는 듯
그러다가, 마지막 4악장 앞에
펄쩍, 2시간 반을
한데 모아
날렵히 무대 위로
공중을 온 몸으로 가르는데.. 바로

그것이 노인의 마력_
그리고 매력이었었나 봐..

갈채가 길었지
다시 휘청거리면서
무대에 걸어 나와
아름다운 왈쓰 풍을 선물하더니~

또 다시 갈채가 쏟아지면서
이번에는, 아주 공손히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가
갑자기..

푸른 다뉴브를 흘리는데
매료의 값진 선율을
물방울처럼 떨어뜨려 주는 거야

푸른 다뉴브 강물은
그렇게 물방울로 모여지나 했더니
물 쌀이 되고, 또 튀어 올라
강가 인간 삶의 이곳저곳 屈曲들을 헐뜯고 지나가면서
변형된 急流 흐름 되어
한참 동안 나의 가슴 안에 머물러서는
포물선 물방울들로 되었던 거지

조용히 어둑한 침묵이 흐르고
밤을 차고 미끄러지게
차를 몰아,
정찬을 함께 폈을 때는
우리 모두는 그렇게도 즐거웠든 거야

간 혹씩 몰 켜 오는
껄끄러운 생활 물살 속에서
平靜을 찾아야 될 거라면
그냥 끌려가면 안되..
정신을 차리고서.. 平衡을 잡아야 되는 것이니까


우리의 삶 속에는 기복(起復)이 있는 터 이니까, 때로 처절해 지기도 하고, 때로는 환희도 찾아오는 것.. 솜사탕 같이 안정된 현실도 얼굴을 내밀고.. 때때로는 자신이 감당키 어려운 헛갈림도 마음 헝클어 놓게도 합니다. 밖의 세상사도 사실 그렇고, 내 안의 세계 속도 소용돌이 바람이 휘몰 켜 들 군합니다. 그래도 간혹 식구들 속에 어리어 있으면 조금은 마음이 평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이 이를 지속시켜 주지를 않습니다. 금새 밖의 모난 바람이 부딪쳐 난리쳐 오고서는 내 안까지 고민의 파도 속에 헤매게 하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또 나는 지난봄에 노령의 지휘자 로린 마젤의 연주 지휘하는 자리에 푹 빠지는, 차이코프스키의 수트 3. 연주회를 찾아 가서, 다시 흔들렸던 내 생활에, 평정의 안정을 잠시 보물찾기처럼 되 찾아내 와 봤습니다. 이렇게 나는 내 헤맴 속에 빠졌어도, 나를 향하여 억지로 찾아다니는, 내가 좋아하는 방안이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 방안 거기에는 진지한 나의 예배의 방안이 있어서 나를 활기차게 합니다. 또 다른 방안 하나에는 음악이 나를 이렇게 반겨주기도 하는 방안이 됩니다. 거기에서는 나는 나의 본래의 평정을 바로 잡게 합니다. 세상 바람이 거기에는 쉽게 불어 처 스며들어오지를 못합니다. 이 방안을 찾아 낸 것이, 내가 나에게 향하는 위대한 힘을 통하여서 받아지는 큰 감사의 기도의 자리 방안이 되어 있어서 삶에 생기의 힘이 피어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