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1)

타락의 원인은 죄였다. 첫 사람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께서 명령으로 주신 말씀을 불순종하여 하나님의 저주를 자초하게 했던 그 마음의 동기와 행위를 죄라고 부른다.

뱀으로 가장했던 사단은 아담과 이브에게 금단의 열매였던 선악과를 먹을 동기를 제공했다. 하나님께서는 선악과의 열매를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고 말씀하셨지만, 사단은 그 하나님의 말씀을 전면 부정한다. 선악과를 먹어도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가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금하신 것은, 그들이 선악과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선과 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과 같이 될 것이라는 것을 하나님께서 아시고,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시지 않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이라고 하나님을 정죄하고 비난한다. 이 사단의 말이 아담과 이브로 하여금 선악과를 먹게 하는 마음의 동기를 제공한 것이다.

이 말을 아담과 이브 쪽에 촛점을 맞추고 해석하면, 첫 사람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선악과를 먹게 되는 행동이 유발 되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의 과정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첫째로, 사단의 말에 동의했다. 둘째로, 하나님의 선한 의도를 불신했다. 셋째로, 스스로 선과 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 했다.

물론 사단의 말을 듣고 선악과 나무의 열매를 보았을 때 오관을 통하여 들어 오는 유혹도 한 몫을 한 것은 사실이다. 성경이 선악과 나무에 대하여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었다” (창세기 3장 6절) 라고 한 것으로 보면, 선악과가 오관을 자극하여 욕심을 내게 할 만큼 대단한 나무였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어쩌면 아담과 이브가 사단의 말을 들은 후 그 나무에 주목을 하면서 일어난 현상일지 모른다. 사단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신뢰하고 선악과 나무를 보니, 사단의 말로 인하여 이미 그들의 마음 속에 타오르기 시작한 선과 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과 같아 지려고 하는 욕심이 오관을 통하여 들어 오는 자극으로 말미암아 고조되면서, 그 유혹의 욕심을 떨어버리지 못하고 마음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죄가 없던 인간 세계 속에 죄가 들어 오게 되었다. 아담과 이브의 이 첫번째 범죄를 가르켜서 통상 “원죄”라고 부른다. 유일하게 “죄를 않지을 수 있는 상태”에서 죄를 지음으로, 아담 이후 모든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하나님의 저주와 죄 가운데 태어나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죄란 무엇인가? 죄란 마음의 동기가 선과 악을 판단하는 일에 스스로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하는 데서 출발한다. 선과 악을 알고 판단하는 일에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신”의 자리에 앉아 “하나님 놀이 (playing a god)”를 하려고 하는 욕심에 사로잡히면, 그 마음의 욕심 때문에 하나님의 선한 의도를 불신하고, 하나님이 영원한 생명의 법으로 주신 명령의 말씀들을 불순종하게 된다. 아담의 경우에 그 명령은 선악과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지만, 아담의 후손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경우에 그 명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여인의 후손으로 오셨던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 것이 영생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다 (사도행전 4장 12절).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 것이 의에 이르는 길이요, 예수를 믿지 않는 것이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아 영원히 살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죄다.

논리적으로는 이 마음의 동기와 불순종하는 행위가 구분되지만, 마태복음 5 장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법 해석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이 둘을 하나처럼 간주하셨다. 행동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동기가 악하면 곧 죄라는 것이다. 혹자는 마음의 동기와 불순종하는 행위의 차이를 도덕법과 실정법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중심(마음)을 보시는 분이시므로, 실정법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동기가 악하면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는 죄가 된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예수님께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적질과 거짓 증거와 훼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15장 19절, 20절) 하신 말씀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결과적으로, 아담과 이브는 영육 간에,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 영생에 이를 수 있는 상태에서, 그들 역시 하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여인의 후손”으로 오신 메시야, 구세주를 믿는 믿음으로가 아니면 영생에 이를 수 없는 상태로 떨어졌다. 죄로 말미암아 첫 언약에 기초한 하나님과의 관계는 깨어지고 인간 세계 속에 죽음이 들어 오게 되었다. 아담과 이브조차도 육체의 생명이 즉시로 죽은 것은 아니지만, 마치 잘린 꽃나무의 가지처럼, 에덴에서 추방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몸이 시들고 쇄하여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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