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교회는 데이빗 왓슨의 [제자도] 공부를 통하여, 예수 믿는 사람이 진정한 제자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육전도사 시절, 청년부를 양육할 때 이 책을 보았기에 개인적으로는 벌써 20년이 훨 넘은 고전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작년 안식월 동안에 우리교회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장래적인 부분을 놓고 기도하면서, 결국 저는 이 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도 직설적이고 결코 양보가 없는 분명한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목사님, 직설적이고 결코 양보가 없는 분명한 내용이 왜 걸림이 됩니까? 그러면 좋은 것 아닙니까?” 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목회자인 저로서는 이 부분이 기쁨보다는 오히려 은근한 부담과 걱정이 앞섰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하는 배수진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즉, 제자도는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삶의 결단을 요구하고, 교회적으로는 성령님의 절대적인 주권 속에서 어떻게 거룩한 사명을 가지고 세상을 변혁시킬 것인가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장 한 장이 그냥 쉽게 통과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서구교회의 타락을 실날하게 파헤치며, 어떻게 그 영광스런 주님의 교회와 성도가 마치 눈 빠지고 머리카락이 잘린 삼손같은 모습으로 전락해버렸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치 잘 날이 선 메스로 암 덩어리로 변해버린 부위를 정확하게 찌르고 도려내는 것과도 같은 아픔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나마 아픔을 느끼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기에, 이제 그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서구교회들을 향한 미련을 접고 이제 이 책은 새로운 독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주의 내용은 ‘나는 기도의 능력을 체험합니다’였습니다.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분명한 증상은 그가 기도 가운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삶 자체가 기도이고 나는 주님의 자녀인데 라고 착각하는 오늘날의 가벼운 1인치 영적 깊이를 가진 그리스도인들-사실은 church goer(교회다니는 사람)-에게, 그런 기도가 아니라 "당신은 그 기도의 능력을 알고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나는 기도를 한다"와 "나는 기도의 능력을 알고 그것을 날마다 체험한다" 는 완전히 다른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일이 있습니다. 팀의 연패로 실의에 빠진 농구 감독이 팀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시합이 시작되기 전, 전 선수들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 여러분, 오늘 경기에서는 우리 팀이 꼴찌라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우리가 일등이라고 생각합시다. 우리 팀이 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연승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합에 임하는 것입니다. 이 경기가 정규시즌이 아니라 이제 시즌 첫 경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자, 부담없이, 연습경기 하는 것처럼 뛰는 겁니다."

그렇게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에 나섰지만 팀은 무참하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감독은 경기에 져서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그때 한 선수가 감독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기를 "감독님, 힘 내세요!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세요!" ....이 얘기를 들으면서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말장난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던가? 나는 얼마나 많은 주님의 양들에게 "괜찮아요. 그럴 수 있지요. 다음에 하세요. 부담이 되시면 하지 마세요"로 어깨를 두드리며 값싼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던가.

지난 시간 동안 나의 영적 삶은 얼마나 진보를 이루었는가? 나는 과연 자라나고 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혹시 처참하게 깨졌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자며 위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영적진보 같은 말은 어렵고, 그저 주일예배 참석하는 것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아니 나름 관심도 있고 좀 열심히 해 보고 싶지만 도통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계속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예수 믿는 것은 안 믿는 것 보다는 좋은, 아니 그저 몸에 벤 습관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이번 제자도를 공부하면서 그 해당되는 주제들을 따라서 그대로 해 보려고 합니다. 마침 이번 주제가 '나는 기도의 능력을 체험합니다'이니, 같이 기도하면서 그렇게 체험하고자 합니다. 먼저 여러분을 토요일새벽기도회로 초청합니다. 마침 사순절 40일새벽기도회가 계속되고 있으니 매일 새벽도 좋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새벽기도회에 가자고 부탁하시면 이런 저런 핑계되지 마시고 응하십시오. 누군가 여러분에게 일대일제자양육을 부탁하시면 못 이기는 척 하시고 응하십시오. 이것이 제자도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해 보십시오.

신앙생활은 나는 이겼다고 생각하는 자기최면이 아닙니다. 정말 이김을 경험하는 실제입니다. 토요새벽기도에 오십시오, 그리고 다른 분들을 초청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는 제자로 자라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