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진철이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 소위 ‘삐뚤게’ 나가기 시작했다. 어울리는 친구들도 별로 좋지 않고, 핑게를 대거나 아니면 제대로 이야기도 없이 걸핏하면 밖에서 자고 들어왔다. 학교를 가는 것 같아도 성적도 형편없고 야단을 치는 엄마에게 반항을 하기가 일쑤이고 대들고 화를 막 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다 경범죄로 경찰에 잡혀가 연락을 받고 데려오기도 하였다. 동생들을 향해서는 부드럽게 잘 대해 주다가도 엄마가 뭐라고 하면 들은 체도 안하거나 막 따지고 덤비곤 하였다. 엄마 이영신씨는 도대체 이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도무지 대책이 없었고, 이러다가 아들을 영영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런 가족들을 두고 먼저 간 아이들 아빠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병으로 먼저 떠난 아빠가 살아 있을 때 만해도 완벽하지는 않아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내던 가정이었고, 아이들도 아무 말썽없이 잘 크고 있었는 데, 아빠의 빈 자리는 너무 크게 보이고 눈물과 한숨만 날 뿐이었다. 너무도 허전하고 힘들어 손이라도 좀 붙잡아 줄 사람이 간절한 데,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은 노력은 엄두도 나지 않고, 늘 피곤하며 침상에서 일어나기도 싫고 세상 일이 모두 귀찮을 뿐이었다.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이면 모두 자녀의 가정 안에서와 학교에서의 생활에 큰 관심을 갖는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한국이나 미국이나간에 요즘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왕따’ 문제같은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된다. 게다가 소위 학교나 주변에서 “말썽(Acting Out)”을 부리는 일은 부모에게 즉각적으로 학교나 가정문제로서 그 ‘청구서’를 부모에게 내민다. 진철이는 소위 ‘비행청소년’처럼 행동하는 것 같으나, 사실 ‘비행청소년’이란 없다. 다만 엄격히 말해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는 소위 “결손가정-가정의 결손상태”에서 자라면서 “비행적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뿐이다.
집안이 가난한 아이들이 ‘비행청소년’이 될거라는 잘못된 일반적 생각이 있지만, 비행과 가정의 재정적 배경은 직접적인 연관이 되지 않고, 한 가정의 사회경제적 (Socioeconomic) 여건은 한 청소년의 비행적 행동에 우선적 이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들 자신들이 부부로서 가정을 이끄는 집행적(Executive)기능, 그리고 자녀양육(Parenting)기능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부기능적(정상적 기능이 되지 않는)가정, ‘결손적 가정’ 상태가 되어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게다가 진철이 가정은 ‘아버지를 사별’한 사건이 가족 전체에게 영향을 미쳐 진철이는 문제 청소년처럼 말썽을 부리는 결과를, 엄마 이영신씨에게는 우을증과 여러 가정문제들을 맞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아버지의 존재와 아버지의 기능이 상실/결여되어버린 가정의 어려움은 엄연한 ‘결손적 현실’이 되어 버렸고, 무엇보다도 가족 전부는 소위“사별로 인한 상실의 고통(Grief)”을 경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어려움들로 인한 통상 현상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진철이가 엄마에게 반항하고 화를 낸 이유 중에 하나는 아빠를 지키지 못한 엄마에 대한 원망이요 자기의 무력감을 표시하는 한 방법이었고, 그런 중에 같은 입장인 동생들은 안쓰러워 잘 대해 주었던 것이다. 온 가족이 ‘사별’같은 비통사건들을 경험하면서 각자 다른 방법들로 혹은 유사한 방법들로 그 고통들을 표시하기도 한다. 어쨌든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된 상담자나 목회사역자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가족이 적절한‘비통의 과정’을 경험하고 난 후 그 다음의 인생의 단계로 성장,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린 통상 어떤 일에 소위 레이블(Label)-꼬리표’를 붙여 정리, 치부해 버리려는 경향들을 가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비행’을 저지르는 특정한 유형이 있고 내 아이들은 아니라는 기대나 혹은 부인을 하기 쉽다. 완벽한 가정은 없다. 완벽한 부모, 완벽한 부부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노력이 필요하고, 그러기에 배움과 노력, 주의와 시행착오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것이다. 내 가정은 어떤 부기능적 요소가 있을까? 내 가족들은 혹은 우리 부부는 어떤 부기능을 드러내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이규현 컬럼] “비행청소년 VS 결손가정”
전인건강, 건강한 가정 회복을 위한 캠페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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