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대형교회 목회자가 ‘지옥은 없다’는 내용의 책을 발간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학계에서도 이같은 주장에 관한 토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음주의자로 알려져 있던 롭 벨 목사(미시건 주 마스힐바이블처치 담임)는 얼마 전 출간된 자신의 책 ‘사랑이 이긴다: 천국, 지옥, 세상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운명에 관한 책(A Book About Heaven, Hell, and the Fate of Every Person Who Ever Lived)’에서 ‘지옥은 없으며 인간은 죽어서 모두 천국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요점은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전제에 있으며, 따라서 사랑의 하나님께서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다고 해서 이 땅에 살아간,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옥에 보내서 고통받게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책은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복음주의 목회자가 ‘지옥이 없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 2위에 오르는 등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보수주의측 “사도들에게 받은 그대로의 신앙 지켜야”
자유주의측 “전통적 가르침이 하나님 사랑 오해케 해”
이 가운데 신학계에서도 벨 목사의 책에 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먼저 보수 신학계에서는 벨 목사의 주장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R. 앨버트 몰러 Jr. 박사(남침례신학교 총장)는 “벨 목사는 복음을 더 인기 있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지옥과 영벌의 개념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순화해 놓았고 결국 ‘다른 복음’을 이야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인간적 교만”이라고 비판한 몰러 박사는 “복음에서 어떤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며 “그리스도와 사도들에게서 받은 그대로의 복음을, 교회에 전수된 신앙 그대로를 지켜야 할 뿐 어떤 것이 더 낫거나 더 매력적이라고 제안하는 일은 이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 버크 박사(보이스컬리지 학장)는 “벨 목사에 따르면 죄에 응당한 궁극적인 벌이란 것은 없다. 심지어 그에게 있어 지옥은 교화를 위해 잠시 머무는 장소, 하나님의 분노가 아닌 사랑이 많은 아버지의 훈계 정도로 보인다”며 “그는 기독교를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논란이 없는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벨 목사를 비롯한 많은 신학적 자유주의자들이 하나님의 분노와 지옥과 같은 주제들, 그들이 보기에 구식이고 진부한 데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공격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그런 주제들을 삭제함으로써 기독교가 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고도 비판했다.
한편 두 신학자는 하나님을 사랑과 분노의 어느 한 면으로 나눌 수 없으며 이러한 양면이 모두 하나님의 완전함 안에 하나로 이뤄져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하나님이 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점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사랑이 더욱 크게 드러난다며, “벨 목사의 책은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의 가장 큰 사랑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 목사가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책을 내기 이전부터로 그는 급진적인 설교 내용들로 인해 보수 교계로부터 ‘보편구원론자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 오기도 했다. 그러나 벨 목사는 지난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이러한 의혹을 부정했다. 그는 “보편구원론자라는 말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를 지배하는 어떤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을 뜻한다면 나는 아니다”라며 “그러한 방식은 하나님의 사랑의 법을 벗어나는 것이며, 사랑이란 자유와 선택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벨 목사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자유주의 신학계에서는 벨 목사에게 쏟아지는 보수 신학계의 비판이 지나치다는 평가와 함께 그의 주장이 하나의 가능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역시 자유주의적인 시각으로 잘 알려진 복음주의 목회자 브라이언 맥클러렌 목사는 몰러 박사의 비판에 대해서 반박하는 글을 내고 “인간은 텍스트를 해석함으로써 성경을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누군가의 해석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또는 절대적으로 틀리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벨 목사가 책을 쓴 동기와 목적은 전통적인 지옥에 대한 가르침이 사랑의 하나님을 많은 이들에게 오해케 하고 있기에 이에 대해 하나님의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라며 “몰러 박사는 이러한 벨 목사의 동기와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처드 마우 박사(풀러신학교 총장) 또한 벨 목사의 견해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그는 “테레사 수녀가 지옥에 갔을까? 내 생각에 그녀는 이신칭의의 개념에 있어서 약간은 혼돈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그녀가 지옥에 갔다고 말한다면 그건 부끄러워해야 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신칭의에 관한 올바른 신학적 입장을 가지지 않고도 우리는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벨 목사의 주장을 옹호했다.
한편 벨 목사의 주장을 둘러싼 신학계의 견해는 다르게 나뉘고 있지만 신학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토론의 유용성에 대해서만은 인정하고 있다.
몰러 박사는 “교회는 이러한 신학적 대화를 피할 수 없고 도망쳐서는 안된다”며 특히 “우리는 지금 복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두 커다란 흐름(보수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이러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자로 알려져 있던 롭 벨 목사(미시건 주 마스힐바이블처치 담임)는 얼마 전 출간된 자신의 책 ‘사랑이 이긴다: 천국, 지옥, 세상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운명에 관한 책(A Book About Heaven, Hell, and the Fate of Every Person Who Ever Lived)’에서 ‘지옥은 없으며 인간은 죽어서 모두 천국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요점은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전제에 있으며, 따라서 사랑의 하나님께서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다고 해서 이 땅에 살아간,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옥에 보내서 고통받게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책은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복음주의 목회자가 ‘지옥이 없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 2위에 오르는 등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보수주의측 “사도들에게 받은 그대로의 신앙 지켜야”
자유주의측 “전통적 가르침이 하나님 사랑 오해케 해”
이 가운데 신학계에서도 벨 목사의 책에 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먼저 보수 신학계에서는 벨 목사의 주장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R. 앨버트 몰러 Jr. 박사(남침례신학교 총장)는 “벨 목사는 복음을 더 인기 있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지옥과 영벌의 개념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순화해 놓았고 결국 ‘다른 복음’을 이야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인간적 교만”이라고 비판한 몰러 박사는 “복음에서 어떤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며 “그리스도와 사도들에게서 받은 그대로의 복음을, 교회에 전수된 신앙 그대로를 지켜야 할 뿐 어떤 것이 더 낫거나 더 매력적이라고 제안하는 일은 이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 버크 박사(보이스컬리지 학장)는 “벨 목사에 따르면 죄에 응당한 궁극적인 벌이란 것은 없다. 심지어 그에게 있어 지옥은 교화를 위해 잠시 머무는 장소, 하나님의 분노가 아닌 사랑이 많은 아버지의 훈계 정도로 보인다”며 “그는 기독교를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논란이 없는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벨 목사를 비롯한 많은 신학적 자유주의자들이 하나님의 분노와 지옥과 같은 주제들, 그들이 보기에 구식이고 진부한 데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공격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그런 주제들을 삭제함으로써 기독교가 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고도 비판했다.
한편 두 신학자는 하나님을 사랑과 분노의 어느 한 면으로 나눌 수 없으며 이러한 양면이 모두 하나님의 완전함 안에 하나로 이뤄져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하나님이 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점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사랑이 더욱 크게 드러난다며, “벨 목사의 책은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의 가장 큰 사랑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 목사가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책을 내기 이전부터로 그는 급진적인 설교 내용들로 인해 보수 교계로부터 ‘보편구원론자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 오기도 했다. 그러나 벨 목사는 지난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이러한 의혹을 부정했다. 그는 “보편구원론자라는 말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를 지배하는 어떤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을 뜻한다면 나는 아니다”라며 “그러한 방식은 하나님의 사랑의 법을 벗어나는 것이며, 사랑이란 자유와 선택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벨 목사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자유주의 신학계에서는 벨 목사에게 쏟아지는 보수 신학계의 비판이 지나치다는 평가와 함께 그의 주장이 하나의 가능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역시 자유주의적인 시각으로 잘 알려진 복음주의 목회자 브라이언 맥클러렌 목사는 몰러 박사의 비판에 대해서 반박하는 글을 내고 “인간은 텍스트를 해석함으로써 성경을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누군가의 해석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또는 절대적으로 틀리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벨 목사가 책을 쓴 동기와 목적은 전통적인 지옥에 대한 가르침이 사랑의 하나님을 많은 이들에게 오해케 하고 있기에 이에 대해 하나님의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라며 “몰러 박사는 이러한 벨 목사의 동기와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처드 마우 박사(풀러신학교 총장) 또한 벨 목사의 견해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그는 “테레사 수녀가 지옥에 갔을까? 내 생각에 그녀는 이신칭의의 개념에 있어서 약간은 혼돈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그녀가 지옥에 갔다고 말한다면 그건 부끄러워해야 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신칭의에 관한 올바른 신학적 입장을 가지지 않고도 우리는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벨 목사의 주장을 옹호했다.
한편 벨 목사의 주장을 둘러싼 신학계의 견해는 다르게 나뉘고 있지만 신학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토론의 유용성에 대해서만은 인정하고 있다.
몰러 박사는 “교회는 이러한 신학적 대화를 피할 수 없고 도망쳐서는 안된다”며 특히 “우리는 지금 복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두 커다란 흐름(보수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이러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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