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용 칼럼]“당장 통일이 이루어지면 안됩니다. 큰일 나요!”

“당장 남, 북이 통일되면 안 됩니다! 큰 일 납니다!”

중진급 인사 1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대화의 한토막이다. 요는 “북한(사람들)의 정신 무장이 잘 되어 있는 반면, 남한에 좌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상태에서 통일이 된다면, 결국에 가서 김정일(또는 북한 권력자)에게 먹히고 말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동석자 중 30% 정도가 그러한 의견에 찬성 내지 동조하는 눈치여서 실망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물론 통일비용의 막대함, 통일 후에 있을 후유 증에 대한 경고 그리고 또 다른 견해를 귀담아 듣기도 했지만 이 정도에 까지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그런 주장에 담겨져 있는 신중성과 애국심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대 또는 반박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듣고도 못들은 척하고 그냥 지나거나 외면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기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주장이 확산되므로 인해, 통일 촉진의 신념이 약해질까 두렵다. 통일 열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일을 고대하며 이를 촉진시키는데 앞장 선 이들에게서 힘을 빼고 맥을 놓게 하는 결과가 온다면 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남북통일의 과업의 순위가 밀려 나고 또 그 비중이 감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필자가 염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남, 북간의 민족적 동일성이 약해지고 문화의 격차 또한 더해 간다는 데 있다. 또 광복 이후 반세기가 지나간 지금에 와서도 아직 시기상조라고 한다면 그간의 노력과 보낸 시간의 의미는 별로라고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통일을 이룩할 적기는 언제라는 말인가?

1970년대로 기억한다. 남북교류가 이루어졌을 때, 북한을 방문한 남한 대표들에게 북측에서는 이른 바 “피바다”라는 혁명 극을 보여 주었다. 반면에 남한을 방문한 북한 대표들에게 남측에서는 워커힐에서 “캉캉 춤”을 보여 주었다. 이런 일은, 남북의 시각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보여 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남북 분단 이전의 일제가 국정을 주도할 당시에도 그랬다면, 그 세대가 물러가고 있는 남북 단절 이후의 세대들의 영향력이 더해 가면 더했지 별로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북한에서 남한의 비디오를 본다는 뉴스도 있지만 그것은 아직도 일부 특수층이나 지하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기에 그런 마음이 든다. 그런고로, 통일을 더 미루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통일 과업에 필요한 것은 한 마음, 한 뜻, 한 방향이 되어 미래 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우리는 남, 북 통일의 비전을 가지고 언제나 일어설 수 있는 준비에 주력 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의 기회가 찾아 왔을 때 이를 놓쳐(missed opportunities) 버릴 위험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계 경제 13위를 이룩한 한국 국민의 긍지를 가지고 전진해야 한다. 통일 이후에 올 시너지 효과. 선진 강대국으로의 도약, 후대에게 물려줄 복지국가를 바라는 찬란한 꿈을 가꾸고 키워나가야 한다.

미주한인은 조국의 해방을 위해 헌신한 자랑 스러운 이민 1세 선배와 또 민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 자랑스러운 정신을 이어 받고 있기에, 조국의 자유, 민주, 평화 통일의 기수가 되어야 한다. 통일 한국 만세! 만세! 만세!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겨레 살길은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